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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뉴스/파키스탄

파키스탄, 단순절도사건이 신성모독 사건으로 / 2006-09-21

파키스탄, 단순절도사건이 신성모독 사건으로

단 한 것의 단순절도사건이 한 젊은 기독교인 청년의 여러 건의 신성모독사건으로 둔갑해 버렸다.  올해 17세의 샤히드 마쉬(17)는 지금 파이살라바드의 감옥에 갇혀 있으며 가족은 물론 그 누구의 접견도 차단 당하고 있다.  사건의 진상이야 어떻든 일단 신성모독법으로 인해 감옥에 들어간 이상 감옥 안에서 동료 이슬람 죄수들로부터도 심한 괴롭힘을 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만일 출소한다면 이슬람원리주의자들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이 소년은 그의 이슬람 신자 친구인 무하마드 가파르와 함께 체포되었다.  이들의 혐의는 코란의 구절을 해석해 놓은 책인 타프세르라는 책을 몇 페이지 뜯어냈다는 것이다.  이들은 코란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이른바 신성모독조항으로 알려진 형법 295조 C항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유야 어떻든 단순히 책을 몇 페이지 뜯어낸 것이 신성모독혐의라는 어마어마한 혐의가 된 것이다.  대개의 경우 신성모독혐의는 다른 사건과는 달이 재판이 완전히 끝나는데 빨라야 5년 이상이나 걸린다.  경찰과 법원이 이슬람을 모독한 자들에 대한 응징의 차원에서 재판을 한없이 지연시키기 때문이다.  때문에 천신만고 끝에 무죄판결을 받는다해도 수년을 교도소 안에서 보내야 한다.

샤히드의 어머니인 알리스 무나와르는 아들이 구속되기 15일 전에 마수드 박사라는 의사가 샤히드의 형에게 자신의 병원에서 약에 조금 없어졌으며 누가 훔쳐갔는지 찾고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와 같은 일이 있은 후인 9월 10일에는 경찰관 네 명이 샤피드를 찾아왔으나 마침 그 시간에는 샤피드는 집에 없었다.  경찰관들은 가족에게 마수드 박사가 샤피드가 약을 훔쳤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마수드 박사의 방에 있는 코란 해설서가 절취되었다는 것이다.  즉 마수드 박사는 코란해설서를 뜯어낸 사람과 약을 훔친 사람이 동일인이며, 그 범인이 샤피드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가족들은 샤피드가 약을 훔친 것은 인정할 수 있으나 전혀 종교적인 문제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오래 동안 현재 살고 있는 집에 살면서 이웃이며 병원 의사인 마수드 박사와도 좋은 관계였고, 그의 병원에서 치료도 자주 받았다고 말하면서 왜 갑자기 마수드 박사가 자신들에게 적대적으로 돌변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파키스탄의 인권기관인 Human Development Net(HDN)의 대표인 에자즈 가우리도 이 사건은 명백한 조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구속된 샤피드의 가족과 친척들을 만나 사건의 정황을 탐문하는 과정에서 사건이 조작된 흔적이 많으며 샤피드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어떤 증거도 목격자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우리씨는 이 사건은 단순한 절도사건에 불과하며 이슬람을 모욕했다는 엄청난 혐의를 부과할 만한 사건은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에 대한 샤피드 변호는 카톨릭 변호사이며 인권기관인 아달 트러스트 대표인 칼릴 타히르씨가 맏았다.  그는 이 사건에 대한 변호 의뢰를 받고 무료 변론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신성모독혐의의 유일한 증인은 함께 약품을 훔치는데 가담한 이슬람 신자 친구인 가파르 뿐이다.  그러나 파키스탄의 법률은 형사 피의자의 증언은 다른 피의자의 법행을 입증하는 증거로 채택될 수 없다."며 증거 불충분과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타히르 변호사는 지난 2004년에 자베드 안줌이라는 카톨릭 청년이 사망하자 범인으로 두 명의 이슬람 성직자를 지목하고 법정투쟁을 통해 이들의 유죄를 입증하고 종신형까지 이끌어낸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