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카톨릭, "우리도 사학법 투쟁" / 2006-12-13

홍콩 카톨릭, "우리도 사학법 투쟁"

홍콩의 카톨릭 고위 인사는 2004년에 제정된 홍콩의 교육관련한 조례가 사립학교에 대한 홍콩 자치 정부의 간섭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개정하기 위한 투쟁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홍콩 자치 정부는 이 카톨릭 인사가 "사립학교 관련 교육제도를 판단하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일축하고 나섰다. 홍콩 카톨릭의 죠셉 젠 제키운 추기경은 정부가 교육과 관련하여 "아무런 감각도 없고 무례한 태도"로 오래 동안 카톨릭이 운영해 온 사립학교들의 운영에 간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의 최고위 책임자인 장관 격인 아더 리 쿠옥 청은 추기경이 지나치게 나이가 많다고 폄하하고 나선 것이다.

이와 같은 카톨릭계의 교육제도에 대한 반발은 지난 달에 있었던 법원의 한 판결이 계기가 되었다.  교회는 앞서 법원에 대해 2004년에 제정된 교육관련 조례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심의를 요구했으나 법원이 기각한 것이다.  카톨릭 측이 문제가 삼은 규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홍콩정부가 심사를 통해서 모범적인 사립학교에 대해서는 교원들에게 지급하는 상여금 등을 포함하여 학교당 35만 홍콩달러까지 지급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카톨릭과 기독교계는 이러한 제도에 대해 이미 홍콩 정부가 2012년까지 사립학교들을 (중국과 친중국적 성향인 홍콩 정부의 입맞에 맞는 방향으로) 개혁하도록 하는 개혁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고, 학교별로 자발적인 개혁프로그램을 작성하여 제출한 후 이렇게 스스로 작성한 개혁프로그램을 충실히 이행하는 학교에 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려고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돈의 힘으로 학교로 하여금 정부의 방침에 협조하도록 유도하는 등 학교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을 강화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2004년의 조례에 의하면 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라는 기구를 구성해야 하는데 이는 학교의 재정과 운영을 책임지는 재단과는 철저하게 독립된 기구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것이 사립학교의 운영을 투명하고 민주적인 방향으로 개혁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학교를 운영하는 종교단체들은 정부가 학교의 운영에 간섭을 하기 위한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젠 추기경은 일단 이 법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법정투쟁을 전개한다는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투쟁방향은 카톨릭 교구 내에 설치된 법률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젠 추기경은 "정부가 시대의 정신에 역행하고 있다.  교회는 그 동안 홍콩의 젊은이들의 교육을 일정부분을 책임지므로써 간접적으로 교회를 도와 왔다.  교회는 이를 위해 학교의 운영에 많은 자금과 인력을 쏟아 부어 왔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교회의 노력을 전혀 존중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현재 홍콩의 카톨릭 교회는 홍콩 전체에 221개의 초등학교 및 중등학교들을 운영하고 있다.  카톨릭계는 내부적으로는 정부의 지나친 간섭이 계속될 경우 학교를 일부 혹은 전부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