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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뉴스/이집트

이집트, 블로그에 종교 문제 거론한 네티즌 재판 / 2007-01-23

이집트, 블로그에 종교 문제 거론한 네티즌 재판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로 말미암아 기소된 이집트의 한 네티즌에 대한 재판이 지난 18일부터 시작되었다.  이 네티즌은 블로그에 올린 글의 내용이 문제가 되어 이슬람을 모독하고 사회 분열을 부추겼다는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번 재판은 이집트 사상 처음 열리는 네티즌에 대한 형사재판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정부도 이번 재판이 이집트의 민주주의 발전과 인권 신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집트에 대한 은근한 압력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판의 중심에 서 있는 아브델 카렘 나빌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이 이슬람의 권위를 부정하고 호즈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비난하는내용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지난 해 11월부터 현재까지 구속 상태에 놓여 있으며 그의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고 9년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이집트 당국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블로그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민주화를 주장하는 네티즌들을 체포해 왔고 이로 인해 민주주의와 인권을 유린한다는 국제적인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때마침 나빌의 재판이 시작되는 18일은 미국의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이 무바라크 대통령을 만나 이라크 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를 모색하기 위한 회담을 가진 날로부터 이틀이 지난 날이다.  그런데 라이스 국무장관은 과거에는 이집트를 방문할 때마다 민주화의 진전을 촉구했지만 이번에는 미국의 이라크 전략에 대한 이집트의 협조를 구하기 위한 방문이었기 때문에 이집트의 불쾌감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민주화에 대한 언급은 일체 하지 않은 채 방문을 마쳤다.  오히려 그간의 미국에 대한 이집트의 외교적 협조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목요일에 열린 첫 공판에서 검사는 나빌이 치안을 교란시키고, 이슬람을 모독했으며, 국민의 단결을 저해하고, 대통령을 모독했다고 주장했다.  나빌과는 별도로 여러 블로거들이 구속과 석방을 반복하고 있다.  그런데 나빌과는 달리 이들은 정식 재판까지 이르지 않고 풀려난 이유는 이들은 정치적인 비난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반면 나빌은 정치적인 문제 뿐 아니라 종교적인 부분까지도 글을 통해 언급했다.  나빌의 블로그에서 그는 보수적인 이슬람을 비난했고, 보수 이슬람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알 아자르 대학교를 맹비난했다.  이 학교는 순니이슬람을 대표하는 학교로 알려져 있고 나빌 역시 이 학교에서 공부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가 이 대학교를 조사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