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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뉴스/이집트

이집트, 방화 피해 입은 기독교인들에게 경찰이 함구 강요 / 2007-02-26

이집트, 방화 피해 입은 기독교인들에게 경찰이 함구 강요

Upper Egypt주에서 반기독교 폭동이 일어나 콥틱정교회 신자들의 사업체에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경찰은 기독교인들을 체포해 자신들이 방화피해를 당했다는 주장을 철회하라고 압력을 가하는 사건이 지난 2월 중순에 발생 했다. 지난 13일 수도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600 km쯤 떨어진 아르만트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를 신고하고 도움을 청하기 위해 경찰을 찾아간 두 가정이 모두 경찰에 의해 체포되어 36시간 동안이나 감금을 당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9일에는 이슬람 과격 분자들이 아르만트의 기독교인들이 경영하는 상점에 방화를 하여 상당한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그런데 9일의 방화사건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소문으로 인해 발생했다. 한 기독교인 남성이 이슬람 여성과 이성교제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이슬람 과격신자들을 격동시킨 것이다. 게다가 현지 지방신문은 이 남성이 상대여성에게 기독교로 개종하라고 협박하는 편지를 보냈고 이것이 이슬람 신자들을 흥분시키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설 가운에 어떤 것이 사실인지, 혹은 두 가지설 모두 사실인지 아닌지 아직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경찰은 폭동이 발생하자 폭동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된 이슬람 청년 8명과 19세의 이슬람 여성과 교제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는 콥틱정교회 신자인 라미 이샤크를 체포했다.

현지 소식통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이 가운데 이슬람 신자 한 사람만 석방되고, 이샤크와 나머지 7명의 이슬람 신자들은 여전히 풀려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지난 13일에 또 다른 폭동사태가 발생했다. 정체 불명의 괴한들이 두 명의 콥틱정교회 신자의 가정에 불붙은 기름솜뭉치를 던져 불을 지른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가옥 내에 있던 콥틱신자 가족들은 재빨리 몸을 피해 인명피해를 발생하지 않았다. 그리고 가족들을 이끌고 경찰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경찰은 증거도 불충분하고, 피해도 그리 크지 않다며 정식 수사를 거부했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그들에게 자신들의 집에 불을 지른 것은 자기 자신이며, 불을 지른 뒤 마치 이슬람 신자들에 의해 방화를 당한 것처럼 사건을 조작하고, 경찰에 신고했다는 내용의 자술서를 작성할 것을 강요했다.  이들이 이러한 부당한 강요를 거부하자 경찰은 두 가정의 콥틱교회 신자 6명을 모두 구금하여 2월 15일 아침까지 풀어주지 않았다. 이들은 콥틱교회 신자인 한 지방정부 고위관리가 양측을 중재했기 때문이다. 마크람 게르귀스라는 콥틱신자인 정부 관리는 이들이 경찰의 요구대로 자술서를 작성하고 서명하는 대신 경찰은 이 자술서를 근거로 이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도록 중재했다.

한편 카이로에서 발행되는 주간지인 사우트 알 움마는 경찰의 사건 조작에도 불구하고 사실 그대로 이슬람 신자들의 방화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 원인에 대해서는 역시 악의적으로 사실을 왜곡했다. 기독교인 남성이 이슬람 여성에게 기독교로 개종할 것을 협박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19일자 기사는 아쉬라프 나로우즈 라는 콥틱교회 신자인 사진작가가 이슬람 여성의 나체를 사진촬영한 후 이것을 미끼로 이 여성의 개종을 강요했으며, 이 사실에 이슬람 신자들이 격분해 방화사건이 일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2월 9일의 방화 당시 나로우즈의 사진스튜디오와 메하레브 아제르 라는 콥틱교회 산자가 경영하는 식료품점이 큰 피해를 입었다. 또 세노우다 파라그와 미나 사위리스 등 두 명의 콥틱교회 신자들이 운영하는 상점도 일부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 또 다음날 새벽 한 기독교인 소유의 차량에 대한 방화사건도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이 주간지는 또 한걸음 더 나가 사건이 발생한 퀘나 지역의 행정당국 책임자인 마그디 이스칸다르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난했다. 그 자신이 콥틱교회 신자인 이스칸다르가 콥틱교인들에게 편향적이고 우호적인 정책을 취함으로써 이슬람 신자들을 자극하고 종교적인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또 콥틱교인들은 자신들이 박해를 당하고 있는 듯한 여론을 조성하여 종교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분리주의자이며 종파주의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사건에 대한 콥틱교회 쪽의 주장은 다르다. 콥틱교회 신자가 발행하는 주간지인 와타니 라는 잡지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와타니지는 폭력사태에 가담하여 구속 중인 한 16세의 이슬람 소년의 아버지인 모하메드 아브델 콰데르와 인터뷰를 했다. 이 아버지는 아들의 행동에 너무 화가 나서 아들이 체포된 후 아직 면회도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브델 콰데르 뿐 아니라 적지 않은 이슬람 신자들이 이번 일을 저지른 이슬람 청년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비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젊고 철없는 혈기 왕성한 청년들이 극단주의와 광신주의에 놀아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1990년대 후반부터 두드러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이슬람 신자이면서도 이슬람 여성과 연애 소문으로 체포된 이샤크를 동정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저명한 이슬람 온건파 평신도 지도자도 이샤크가 사업적으로 상당히 성공한데다 콥틱신자이다 보니 주변의 이슬람 신자들로부터 시기를 받은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부분의 이슬람 청년들이 실업 상태에 놓여 있는데 소수종교인 콥틱교를 믿는 청년이 너무 잘나가는 것을 봐주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이다.

한편 와타니지의 기사에 의하면 과거 아르만트 지역의 이슬람 신자들과 콥틱교회 신자들은 상당히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함께 공존해 왔다고 한다. Upper Egypt 지역의 대부분의 지역은 콥틱교인 거주지와 이슬람 거주지가 분리되어 있지만 아르만트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지역 행정당국은 피해 상점과 가정에 대한 보상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역 의회 의원인 모하메드 알 누비 의원이 나서 마을 지도자들과 함께 피해 건물의 재건과 보상을 위한 민간차원의 모금운동을 전개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집트에서 종교가 다른 남녀가 교제하는 것은 금기시 되어 있다. 그러나 간혹 종교가 다른 남녀간의 교제가 있기 마련이고 이 것이 종교간의 갈등으로 발전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기독교인 남성은 이슬람 여성과 결혼이 불가능한 반면, 이슬람 남성은 기독교인 여성과 결혼이 가능하다. 물론 이렇게 결혼할 경우 여성의 종교는 자동적으로 이슬람으로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