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사망한 카톨릭신자 유족이 이슬람에 손해배상 청구 / 2006-12-19

말레이시아, 사망한 카톨릭신자 유족이 이슬람에 손해배상 청구

한 말레이시아의 남성 카톨릭 신자인의 유족들이 고인의 종교적인 정체성에 대해 불필요한 시비를 걸어 유족들에 대한 정신적인 피해를 입혔다며 이슬람교 측에 대한 소송을 제기해 그 상황전개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라야판 안토니라는 남성의 미망인과 네 명의 자녀는 셀랑고르주 이슬람종교위원회를 상대로 1천만 링기트(미화 290만 달러) 상당의 소송을 제기했다.  유족들은 고인이 카톨릭 신자 인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측이 억지 논리를 앞세워 지난 11월 29일에 사망한 고인을 이슬람 신자로 둔갑시켜 이슬람 신자들의 묘지에 매장하도록 사실상 강요하여 유족들에게 큰 정신적 상처를 입히고,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기독교계를 비롯한 소수종교계는 이번 소송이 승패와 관계 없이 많은 소수종교인들의 법적 권리에 대한 자각적 의식을 깨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인 셀랑고르주 이슬람종교위원회는 유족들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원래 인도계 말레이시아인인 라야판은 생전에 트럭운전기사로 일했다.  그는 1990년에 이슬람으로 개종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유족들은 그가 후에 다시 카톨릭으로 개종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이슬람 측은 이슬람 신자의 개종은 이슬람 위원회와 이슬람법원이 관할권이 있으므로 위원회와 법원이 동의하지 않은 개종은 무효이며, 그는 여전히 법률적으로 이슬람 신자인 상태에서 사망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족들은 법이야 어떻든 한 종교로부터 마음이 떠났고, 다른 종교를 마음으로 믿고 그 종교의 예식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을 법의 논리로 묶어 억지로 개종을 막는 것도 정신적 고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자칫 말레이시아 종교제도 전체에 대한 시비로도 번질 수 있는 폭발력 있는 사안으로 발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