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교계, 재판관할권 문제 해결에 최선 / 2007-04-05

말레이시아 교계, 재판관할권 문제 해결에 최선

최근 말레이시아에서는 비이슬람신자들이 연루된 민사사건이나 가정 문제 등에 대한 재판관할권을 이슬람법원이 아닌 일반법원으로 옮겨 달라는 여론이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 말레이시아 기독교인연맹의 의장인 탄 체잉은 “기독교계가 이슬람을 믿지 않는 말레이시아 국적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헌법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슬람을 믿지 않는 사람이 민사 혹은 가정관련 소송의 쌍방 가운데 일방인 경우 재판의 관할권을 이슬람법원에서 일반법원으로 가져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여러 차례 보도한 대로 말레이시아의 법률시스템은 일반법과 이슬람법 모두를 인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슬람 신자와 비이슬람 신자들 간에 소송이 발생할 경우 재판관할권 문제가 항상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기독교계 등 비이슬람계 쪽에서는 헌법이 규정하는 신앙의 자유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일반법원이 재판을 관할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나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문제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사건이 수브시니 라는 여인과 관련된 사건이다. 수브시니는 원래 인도에서 태어난 인도 여성이고 지금도 이슬람교를 믿지 않고 있다. 반면 남편인 무하마드 샤피 사라바난 압둘라는 1 년 전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아내와의 이혼을 위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문제는 두 자녀에 대한 양육권이다. 이슬람법에 의하면 이슬람신자의 자녀는 이슬람 신자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혼과 양육권 소송이 이슬람법원에서 진행이 된다면 수브시니는 자녀의 양육권을 지키기가 굉장히 어려워진다.

두 자년 현재 각각 3살과 1살이다. 수브시니는 자녀의 양육권을 지키기 위해 법원에 재판관할권 조정신청을 제출해 이 재판이 일반법원에서 진행되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요청은 기각되었다. 따라서 현재 상황으로는 이슬람 신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법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는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녀의 남편은 이슬람법에 따라 양육권을 가질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며 자녀들도 당연히 이슬람 신자로 인정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이슬람법의 구조이다.

이에 대해 말레이시아기독교연맹은 현재의 법률체계는 명백히 위헌적이라고 주장했다. 중국계나 인도계처럼 비말레이인들에 대해서는 일반법원이 재판권을 갖는 것이 맞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현재 말레이시아는 이 문제를 놓고 많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헌법을 보아도 이슬람법원은 이슬람 신자들의 문제를 재판하는 것이 맞다. 자신이 이슬람 신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실제로도 이슬람 신자가 아닌 사람이 이슬람법정에서 이슬람 율법에 의해 재판을 받는다는 것은 헌법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한 것이다.”라는 것이 기독교계의 주장이다.

현재 기독교계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한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이 시위에는 기독교계 뿐 아니라 불교, 힌두교, 시크교, 도교 등의 단체들이 함께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별도로 말레이시아 기독교협회는 이 문제를 풀고 소수인종과 소수종교인들의 권익 보장을 위한 대대적인 기도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