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이슬람법원의 관할권의 한계 논쟁 / 2007-03-16

말레이시아, 이슬람법원의 관할권의 한계 논쟁

인도 태생으로 말레이시아에서 거주하고 있는 한 여성이 최근 이슬람으로 개종한 그녀의 남편이 이슬람 법정을 통해 이혼소송을 제기하자 자녀들의 양육권을 지키기 위해 힘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신자들의 가정 문제는 샤리아법으로 다스리도록 되어 있는데, 샤리아법은 이처럼 서로 종교가 다른 부부가 이혼할 경우 자녀들은 당연히 이슬람 신앙을 가진 쪽이 양육권을 행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이슬람 신앙을 가진 쪽이 남편일 경우는 조금도 예외 없이 남편에게 양육권을 주도록 되어 있고, 이렇게 되면 자녀들의 종교도 자동으로 이슬람으로 정해진다.

무함마드 샤피 사라바난 압둘라는 지난 해 5월 이슬람으로 개종한 후 이슬람 법원에 아내인 수브쉬니(28)와의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수브쉬니는 남편의 종교는 이슬람이지만 자신은 이슬람교를 믿지 않으므로 재판을 이슬람법원에서 진행해서는 안된다며 일반법원에 재판권 관할에 관한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이로 인해 이들 부부의 이혼 소송은 이슬람 법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수브쉬니는 이혼을 하더라도 남편으로부터 위자료와 함께 올해 3살과 1살의 두 자녀에 대한 양육권 및 양육비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슬람 법원의 수리야디 할림 오마르 판사는 “현재로는 두 사람 모두 이혼에는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여성 측이 이슬람 법원에서 샤리아법에 의해 재판을 받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그녀의 주장은 샤리아법과 이슬람법원은 이슬람 신자를 위한 제도이지 자신처럼 이슬람과 상관 없는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주장은 넌센스이다. 이번 소송을 이슬람 법원에서 맡는데는 법적인 하자가 전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남자가 이슬람 신자이므로 자신의 이혼소송을 이슬람 법원에 제기한 경우 법원은 이 소송을 심리 해야 한다는 것이 판사의 주장이다. 현재 말레이시아의 사법체계는 이슬람법과 헌법을 포함한 일반법으로 이원화 되어 이혼 문제 등 가정 관련 소송을 할 때마다 두 법 체계가 충돌을 일으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종교적으로나 종족적으로 소수자인 인도계나 중국계 주민들이 이슬람교를 믿거나 말레이족과 소송을 하게 될 경우 상대방이 이슬람 신자라는 이유만으로 이슬람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이라는 것은 당연히 이슬람 신자와 불신자가 소송을 하게 되면 이슬람 신자가 일방적으로 유리하도록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