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개종여성 린다 조이 재판서 패배 / 2007-06-04

말레이시아, 개종여성 린다 조이 재판서 패배

말레이시아는 이중적인 사법체계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헌법에 의해서 국가에 의해 설치된 법원체계이다.  이는 우리 나라의 법원체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또 하나는 이슬람법원이다.  이슬람법원은 주류 종족인 말레이족의 종교 문제에 대한 민형사적 재판을 책임 진다.  이러한 사법체계로 인해 말레이족이 이슬람을 떠나 기독교 등 다른 종교로 개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진다.  이슬람 율법은 이슬람 신자의 다른 종교로의 개종은 이슬람 법원의 승인을 얻어야만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슬람 법원이 이를 승인해 줄리 만무하다.  그러므로 이슬람 신자의 개종은 불가능해 지는 것이다.

기독교로 개종했으나 이 문제 때문에 여전히 개종을 인정 받지 못하고 이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한 두 사람이 아니다.  기독교로 개종한 린다 조이(43)는 이로 인해 여전히 자신의 신분증의 종교난에 이슬람교 신자 신분이 기재 되어 있고, 여전히 법적 행정적으로 이슬람 신자로 분류되고, 이로 인해 많은 불이익을 받고 있다.  때문에 그녀는 이 문제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여, 이슬람 신자의 개종 문제에 대한 재판관할건을 이슬람 법원에서 일반법원으로 옮겨 줄 것을 요구했다.  최근 몇 개월 동안 린다 조이의 사건은 말레이시아 종교계의 최대의 이슈로 부각되었고, 다양한 격론이 벌어졌다.

개그러나 연방법원 재판부는 지난 23일, 개종이 확인되기 까지는 그녀는 이슬람신자 신분이며, 이슬람 신자인 이상 그녀의 종교 문제에 대한 재판관할권은 이슬람법원에게 있다고 판결하여 그녀의 요구를 기각했다.  린다조이는 1990년부터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고, 98년에 세례까지 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그녀의 신분증에는 그녀의 종교가 이슬람으로 명기되어 있고, 법적으로 이슬람 신자로 인정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그녀의 일상 생활은 믿지도 않는 이슬람 율법의 간섭을 심하게 받아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결혼이다.  그녀는 기독교인이고, 역시 기독교를 믿는 남자와 약혼한 상태이다.  그러나 이슬람율법은 이슬람 신자는 이슬람을 믿는 남성과만 결혼할 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에 결혼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법원의 이 같은 판결에 대해 당연히 이슬람 보수파는 대환영의 반응을 보인 반면, 진보적인 인사들과 기독교계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위헌의 소지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어 앞으로 이 논쟁이 어떻게 결론지어질지 속단하기 어렵다.  한편 이번 판결을 접한 린다 조이는 차라리 말레이시아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녀는 앞으로도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이지만 이슬람 율법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  때문에 앞으로 기독교 신앙생활을 계속하려면 징역형과 벌금형을 감수해야하고, 다른 이슬람 신자로부터의 테러의 위협도 항상 피해다녀야 한다.  때문에 신앙을 포기하거나 국외로 나가는 방법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말레이시아인구 2,600 만 명 가운데 말레이족은 약 70%에 이른다.  그런데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말레이족은 반드시 이슬람교 신자여야 한다는 서로 모순된 조항을 함께 담고 있다.  즉 다민족국가이지만 말레이족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말레이족과 말레이족 국가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종족간의 조화를 추구하는 방편으로 말레이족에게는 이슬람교를 강요하고, 비말레이족에게는 신앙의 자유를 주는 시스템을 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