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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뉴스/이집트

이집트 교육 현장에 침투한 이슬람 극단주의(1) / 2007-03-12

이집트 교육 현장에 침투한 이슬람 극단주의(1)

최근 이집트의 한 언론에서 보도한 기사의 내용은 한때 이슬람 강경무장 투쟁을 벌이다가 지금은 합법적인 정치결사체로 변신하여 원내에도 진출하는 등 합법 비합법 투쟁을 병행하고 있는 무슬림형제단이 이집트의 교육 시스템과 학교의 교과과정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지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콥틱정교회 신자이며 칼럼니스트인 사메 파우지는 최근 몇 차례의 기고문을 통해 무슬림형제단이 교과과정에 직간접 적인 영향을 미쳐 어린 학생들에게 역사와 기독교인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왜곡되고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종교적인 배타주의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메 파우지는 이집트 문화부에서 경영하는 주간지인 알 카히라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집트의 교과서는 이슬람을 민족종교화하여 이집트가 마치 이슬람 율법에 의해 다스려져야 하며, 이슬람과 분리된 이집트는 무가치한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5학년 이슬람종교교육과목의 교과서에는 빌라디(나의 조국)이라는 시가 있다. 이 시는 어린 아이들에게 조국은 이슬람교와 하나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집트는 엄연히 종교적 다양성이 존재하는 나라이며 이 시의 내용은 현실과 전혀 다르다. 이 시에는 이러한 구절이 있다. 이슬람은 가장 완전한 종교이다.....”

이 교과서의 다른 부분을 보면 교과서의 저자는 모스크의 중요한 여러 가지 면들을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모스크는 단순히 이슬람 예배를 위한 장소가 아니다. 그는 모스크를 이슬람계에서 성스럽다고 주장하는 전쟁을 위해 싸울 군사를 모집하고 훈련하는 기능을 하는 곳이라고 묘사되어 있다. 3학년 교과서에는 모스크가 이슬람 신자들이 종교와 세계를 배우는 학교이며, 알라신의 군대가 중요한 전쟁을 벌이기 전에 전의를 다지는 곳이라고 묘사되어 있다. 또 이스라엘과 아랍권과의 전쟁의 원인이 전략, 정치, 경제, 문화, 역사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5학년 교과서는 이슬람과 유대교 사이의 종교전쟁이라고 묘사되어 있고, 1973년의 전쟁은 이스라엘에 대해 이집트가 승리한 전쟁임에도 불구하고 유대인들에 대한 전체 이슬람의 승리로 호도하고 있다. 이집트 내에 존재하는 적지 않은 기독교인들에 대한 존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정체성과, 역사 등 모든 사회적 현상과 요소들을 이슬람의 관점에서 이야기함으로써 기독교인들의 존재는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1973년의 이스라엘과의 전쟁 거둔 승리는 이집트가 이스라엘에 대해 거둔 국가적 승리이고 그 승리는 이집트의 이슬람 신자와 기독교인이 모두 공유해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교과서는 이슬람의 승리로 묘사함으로써 기독교인의 역할과 존재는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전술적인 관점에서 볼 때, 당시의 승리의 가장 큰 원인은 이집트군이 채택했던 바-레브 요새를 이용한 방어라인 구축이었다. 그러나 교과서는 알라신이 우리에게 승리를 주시고, 이는 오래 전 예언자에게 주신 계시를 통해 확증된 내용이며, 방어라인 구축 역시 오래 전에 임한 신의 계시를 충실히 따른 결과라고 해석하고 있다. 결국 교과서는 모든 것을 종교적인 관점에서 설명하여 아이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알라신을 위한 순교를 영광으로 여기고, 유대인들은 격퇴되어야 하는 존재로 각인시키는 것이다.

또 다른 교과서의 어느 부분에는 “알라신께서 믿는 자들에게 위대한 승리를 주실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현재 이스라엘이 점거하고 있는 땅들은 언젠가 회복될 것이고, 이는 과거 마호멧 선지자가 잠시 박해를 피해 후퇴했으나 다시 그 땅을 회복한 것에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교과서들마다 1973년의 승리를 이슬람의 승리로 규정하여 이집트 안의 기독교 신자들을 소외시키고 있는가? 결국 이집트는 기독교인들에게는 고향도 될 수 없고, 조국도 될 수 없으며, 그들의 역사는 더 이상 그들의 역사가 될 수 없고, 이집트의 미래는 더 이상 그들의 미래가 될 수 없다는 인식을 어린 아이들에게 심어 주는 것 아닌가? 결국 이집트 내의, 그리고 아랍권 내의 기독교인들은 지금 사는 곳을 떠나 서방으로 이주하라는 무언의 압력 아닌가? 또한 아랍에서는 종교적인 다양성이 존재해서는 안된다는 암시가 아닌가? 그렇다면 기독교인들이 모두 중동을 빠져나가 중동과 이집트가 명실상부한 이슬람의 땅이 된다면 이 곳에 종교적인 평화가 성취될 것인가? 아니다. 그 때가서는 다양한 이슬람 분파들이 서로 주도권을 놓고 피터지는 싸움을 벌일 것이다. 결국 이집트의 교과서들의 내용을 훑어보면 그 교과서 안에 담고 있는 정신이 하마스나 헤즈불라의 강령과 매우 흡사하다는 사실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집트에서도 이러한 극보수적인 이슬람주의를 극복하고자 하는 지식인들이 있다. 이들의 담론이 주로 게시되는 곳이 
www.metransparent.com 이라는 웹사이트이다. 파우지는 이 곳에 이집트 교육부 장관 앞으로 보내는 공개서한을 게시했다. 그는 이 서한에서 하루 속히 이집트의 각급 학교의 교과서에서 볼 수 있는 종교적 편견을 극복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친애하는 교육부 장관 후세인 카멜 바하 알 딘 박사 귀하. 귀하께서는 현재의 교과과정이 극단주의와 배타주의, 독점주의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지배되고 있음을 아시고, 속히 교과과정과 교과서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작업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극단주의에 매료되어 있거나 극단주의를 적극적으로 전파했다고 판단되는 교사들에 대해서는 보직 이동 등을 통해 학생들과의 접촉의 기회를 줄이도록 해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은 하루 이틀만의 작업으로 성취될 것은 아니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