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소아마비 접종을 미국의 음모라며 거부 파동 / 2007-02-23

파키스탄, 소아마비 접종을 미국의 음모라며 거부 파동

파키스탄 북부 바자우르족 거주지역에서 소아마비 백신을 접종하려던 지방 공무원들이 피살당하고 이에 반발해 공무원들이 파업을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 원인은 일부 이슬람 율법학자들이 "소아마비 백신 접종은 이슬람 신자들의 씨를  말리려는 미국의 음모"라고 주장한데서부터 출발한다.  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이를 맹목적으로 추종하여 백신접종을 거부하고, 오히려 접종을 하려던 공무원들을 살해한 것이다.

주민들이 접종을  거부하자 접종 책임자인 압둘 가니 마르와트가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이 지역의 이슬람 지도자를 만나고 돌아오던 길에 자동차 폭탄테러를 당해 사망했다.  또 함께 타고 있던 동료 공무원 3명도 크게 다쳤다.  경찰은 아직 구체적으로 어느 단체가 테러를 저지른 것인지 확인하지 못하고 있으나 이 지역까지 진출한 탈레반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파키스탄은 세계적으로 소아마비가 폭넓게 발생하는 몇 안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이에 정부가 대대적인 백신 접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저항에 부딛힌 것이다.  이슬람 지도부를 라디오와 이슬람 사원의 확성기 등을 통해 "이 주사를 맞으면 자식을 못낳는다."는 등의 주장을 펴며 접종거부를 종용했고, 실제로 2만 4천 명 가량의 어린이들이 부모의 접종 거부 때문에 접종을 받지 못했다.

한편 1,500 명 가량의 관련 공무원들은 책임자의 뜻하지 않은 사망에 충격을 받아 2월 19일부터 팔에 검은띠를 두르고 파업에 돌입했다.  이 파업은 또 다른 접종차질을 초래하고 있다.  파업으로 인해 적어도 14만 명의 어린이들이 적기에 접종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