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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뉴스/인도

인도, 달리트 개종에 대한 이중잣대 / 2007-02-22

인도, 달리트 개종에 대한 이중잣대

힌두 보수주의자들과 힌두교 민족주의 정당 계열의 정치인들은 기독교인들이 인도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카스트제도에서 탈출하도록 권유하는 일과 동일시하고 있다.  헌법조차도 카스트제도 등 신분제도를 금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힌두교계의 한 저명한 지도자 역시 카스트제도가 인도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이라며 옹호성 발언을 하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기독교로의 개종은 강력히 반대하면서도 불교로 개종하는 것은 그런대로 용납하는 듯한 말을 했다는 것이다.

안드라 프라데시의 메다크 지역의 라마야페트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토론회가 열려 락스만 야다브라는 사람과 샘 파울 박사라는 사람이 공개 토론을 벌였다.  그들은 공개된 장소에서 방청객들이 보는 앞에서 달리트제도 상 최하층 천민들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주장하며 토론을 벌였다.  파울 박사는 기독교계 인물이고, 야다브는 힌두교계 지도자이다.

파울 박사는 힌두교에서 벗어나 다른 종교로 개종하는 것은 결국 카스트제도에서 벗어나는 것과 같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 헌법 전문가이이며, 지난 1956년에 자신의  추종자들 수천 명과 함께 불교로 집단개종한 바 있는 달리트 지도자 BR 암베드카르 박사도 이와 같은 주장을 한 바 있다.

그런데 ICC(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의 남부 아시아 정책분석가인 제레미 씨월은 "달리트들이 기독교보다는 불교로 개종하는 경우가 월등히 많다.  이는 인도 전체 사회가 기독교와 달리트 문제를 보는 이중적인 시각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어느 종교로 개종하든 달리트제도에서 벗어난다는 결과는 같지만 인도 사회에서는 불교로 개종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대한 반면,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말이 많다는 것이다.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에 대해 인도의 보통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방해하거나 막지는 않지만 별로 마땅하게는 생각하지 않고 있고, 힌두교 강경주의자들은 적극적으로 물리력까지 동원해서라도 막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힌두교 정당인 바하르티야 자나타당이나 이 정당과 긴밀한 연관관계를 믿고 있는 힌두교 강경 운동단체인 RSS는 특히 달리트들의 기독교 개종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들은 달리트들이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은 선교사들이 살포하는 금품에 현혹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기독교 선교사들은 물론 기독교 평신도들도 이같은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현재 인도의 기독교인들 가운데 60% 이상은 달리트 출신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헌법은 달리트제도를 인도사회에서 효과적으로 소멸시키기 위해 정부에서 고용하는 각급공무원과 교사들 가운데 일정수를 달리트들에게 할당하고 있다.  그러나 기독교로 개종한 달리트들은 이러한 혜택에서 제외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독교계는 이같은 상황을 바로 잡아 달라는 청원을 인도최고법원에 제출했으나 아직 판결은 나지 않은 상태이다.  달리트의 규모에 대해서는 정부도 분명한 통계를 갖지 못한 상황이지만 1억 7천 만에서 3억 정도가 달리트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