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권도 발렌타인에 속수무책 - 인도 / 2007-02-16

힌두권도 발렌타인에 속수무책 - 인도

힌두교 문화권인 인도 역시 발렌타인데이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인도 젊은이들이 올해 발렌타인데이에 연인들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지출하는 금액은 모두 120억 루피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2400 억원에 달한다. 델리의 고급식당은 예약이 끝났고, 카드 판매점과 꽃집은 대목을 맞았다. 인도 최대의 카드 판매 체인점인 아치스는 300 종의 카드를 제작했다고 한다.

또 데이트 상대를 소개해 주는 웹사이트는 가입자가 갑자기 늘었고, 웹사이트 역시 발렌타인 특별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우체국은 향기나는 우표를 제작해 판촉에 나섰다.  그러나 골수 힌두교인들은 이것이 못마땅하다. 공개된 장소에서 남녀가 데이트를 하는 것조차 금기시 되어 있는 인도에서 발렌타인 문화가 뿌리를 내리는 것이 못마땅한 것이다. 특히 힌두교 극우청년단체인 바즈랑 달은 “서양 악습이 인도 문화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발렌타인 카드를 불태우고 젊은 남녀는 거리에서 손을 잡지 말라는 내용의 전단지를 살포했다. 일부는 젊은 연인들이 데이트 하는 가운데 손이라도 잡으면 몰래 촬영해 부모에게 보내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그러나 힌두교 보수파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엄청나게 성장한 경제력과 한층 개방되어 가는 문화로 말미암아 발렌타인 관련 지출도 해마다 늘고 있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의 분석이다. 이는 경제규모 성장, 문화적 개방과 더불어 여성들의 취업과 경제적 독립도 한몫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