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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뉴스/전체일반

소말리아내전, 동부아프리카 국제전으로 확전 중 / 2006-12-28

소말리아내전, 동부아프리카 국제전으로 확전 중

이미 우려 했던대로 소말리아의 내전이 동부 아프리카 전체가 휘말리는 지역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정부군을 밀어내고 수도 모가디슈를 장악하고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법원연합과 이에 맞서 다시 모가디슈를 탈환하고 소말리아를 재장악하려는 밀려난 정부군간의 대결구도이므로 기본적으로 출발은 정부군과 반군 사이의 내전이다.  그러나 여기에 에티오피아 정부군이 소말리아 정부군을 지원하고 에티오피아의 이슬람 무장세력이 소말리아의 이슬람법원연합을 지원하게 되면 사태의 규모는 엄청나게 확산된다. 

에티오피아 정부군이 소말리아 정부군을 지원한다는 이야기는 전부터 있어 왔다.  그러나 얼마 전 에티오피아 공군이 소말리아 모가디슈 국제공항을 폭격하면서 은밀하게 개입하던 에티오피아 정부군이 개입을 노골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이슬람법원연합은 “세계 무슬림 전사들이 에티오피아 이교도들과의 성전에 참가할 것”을 독려하기 시작했다.  이미 이슬람법원 연합과 에티오피아정부군 사이의 교전은 1주일째 계속되고 있고 사망자는 양측 합쳐서 1천 명에 달한다.  또 소말리아 정부군은 이슬람 무장세력 병력 600명을 사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쟁의 구도가 소말리아정부군 과 소말리아 반군의 구도에서 소말리아 반군과 에티오피아 정부군의 구도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에티오피아가 내전에 개입한 명분은 소말리아정부가 UN이 인정한 유일한 소말리아의 합법정부이므로 이 합법정부를 도와 현재 사실상 소말리아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이슬람법원연합 세력을 굴복시켜 동부 아프리카의 안정을 기한다는 명분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독교 인구가 과반이 넘은 에티오피아 입장에서 소말리아의 이슬람 반군이 소말리아를 완전 장악할 경우 이슬람 강경주의의 바람이 에티오피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미연에 차단하겠다는 것이 진짜 이유가 될 것이다. 

사태의 확대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넓은 의미에서 기독교 국가라고 볼 수 있는 에티오피아가 전쟁에 뛰어들자 기독교에 대해 매우 적대적이고, 에티오피아와도 전통적인 적대관계에 있는 에리트리아가 이슬람법원연합을 지원하며 전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물론 기독교세가 큰 편인 에티오피아 입장에서 소말리아에 이슬람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경계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간의 해묵은 감정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에티오피아는 1977년 소말리아의 침공을 당한 적이 있다.  소말리아 정부는 당시 에티오피아의 오가덴이 에티오피아 땅이기는 하지만 소말리족이 사는 곳이기 때문에 소말리아령으로 흡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침공했었다.  때문에 에티오피아 입장에서는 소말리아의 집권세력의 종교적 색깔보다 더 중요한 것은 또다시 민족주의적 색체가 강한 과격한 정권이 들어설 경우를 경계하는 것이다. 

또 에티오피아는 기독교의 뿌리가 깊기는 하지만 최근 이슬람 신자의 수가 급증하면서 일부 통계에서는 오히려 이슬람 신자의 수가 더 많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어, 자칫 국내의 이슬람 신자들이 소말리아의 과격 이슬람 정부에 심정적으로 동조할 경우 국가의 체제와 안보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판단도 있다.  특히 현재 소말리아를 실효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이슬람법원연합은 사실상 이슬람신정국가의 건립을 부르짖고 있기 때문에 에티오피아 내에서도 혈기 왕성한 젊은 이슬람 신자들의 지지를 폭넓게 받고 있다.  때문에 에티오피아 정부 입장에서는 이슬람법원연합보다는 정치와 정교의 분리를 주장하는 소말리아 정부가 더 마음에 드는 외교파트너라고 생각할 것이다. 

여기에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동부아프리카의 사태를 바라보면 서방 국가들의 입김이다.  이슬람법원연합의 최고 지도자인 세이크 하산 다히르 오웨이스는 미국이 발표한 테러 용의자 명단에 오른 인물이다.  또 소말리아이슬람 전사들이 올해 레바논에서 벌어진 이스라엘-하마스 전투 상황 당시 하마스를 지원한 바 있고, 이에 대한 답례로 하마스는 이슬람 전사들의 훈련캠프를 제공했다. 

때문에 미국은 이 사태에 직접 개입은 하지 않지만 에티오피아를 측면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육군 중부사령관 존 에비제이드 대장이 에티오피아를 방문해 제나위 총리와 회담을 나누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