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EU 가입과 이슬람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의 위기 / 2006-12-07

터키, EU 가입과 이슬람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의 위기

이슬람국가 터키가 정체성 위기에 직면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터키는 인구의 99.8%가 무슬림이지만 다른 이슬람국가들과 달리 개방적이다. 예를 들면 터키에는 이슬람 페미니스트가 있는가 하면 유대인 박물관도 있고 남녀 짝짓기 방송 프로그램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다. 그러면서도 패션쇼 무대에서 소개되는 의상은 이슬람 패션이 주를 이룬다. 이처럼 터키 사회는 이슬람 전통과 현대적인 모습들이 마구 뒤섞여 있다.  이슬람국가이면서도 세속주의를 채택한 터키는 대학이나 국회 등 공공장소에서 무슬림 여성의 전통의복인 히잡 착용을 금지할 정도로 종교와 정치·사회의 분리를 추구해 왔다. 세속주의와 이슬람근본주의 세력 간 밀고 당기기는 여전하지만, 최근 민주주의 발전으로 과거의 역사를 달리 봐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면서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이 신문의 분석이다. 

이는 동서양의 다리 역할을 하는 지정학적 특성 때문일 수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유럽연합(EU) 가입을 위해 터키 정부가 추진해 온 개혁 덕분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급격한 변화에 대한 반감 때문에 세속주의에서 이슬람근본주의로 돌아가려는 시도를 하는 세력도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