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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뉴스/사우디아라비아

사우디 여성들 시위 "이름 좀 바꿔 줘" / 2006-11-22

사우디 여성들 시위 "이름 좀 바꿔 줘"

순니계열의 이슬람 가운데서도 가장 보수적이고 원리주의적인 사조를 띠고 있는 와하비즘이 지배하고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한 사우디 아라비아이지만 여성의 인권의식이 조금씩 깨어나면서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여성의 참정권을 2009년 지방선거부터 허용할 것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이에 앞서 21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여성들의 주민등록증 소지가 처음으로 허용되었던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번에는 이름 바꾸기 시위이다.  지난 20일에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발행된 영자신문 아랍뉴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메카에서 약 30 명 가량의 젊은 여성들이 모여 이름을 바꿀 수 있도록 허락해줄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는 것이다.  사우디에서는 여자 아이가 태어나면 할머니나 어머니의 이름을 딸에게 물려주는 풍습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여성들 역시 할머니나 어머니의 이름을 그래도 물려 받아 자신의 이름으로 사용하는 경우인데, 문제는 이름들 가운데 현지어로 번역하면, 메뚜기, 대머리 등 유쾌하지 않거나 모욕적인 의미가 담긴 이름들이 많다는 것이다.

시위자들은 이렇게 전해 내려오는 이름들 가운데 좋지 않은 이름 58개를 선정하고 이런 이름을 가진 여성들에 한해서라도 개명을 허용해 줄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다행히 이슬람 최고 성직자 가운데서도 일부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름을 짓거나 바꿀 권리가 있다."고 말해 이런 혐오스런 이름이 바뀔 날이 그리 먼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