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성폭행 피해여성에게 90대 태형 선고 / 2006-11-24

사우디, 성폭행 피해여성에게 90대 태형 선고

조금도 타협 없이 이슬람 율법을 국민들의 실생활에 강요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법원이 집단 성폭행을 당한 여성에게 오히려 90대의 태형을 선고하여 국내외의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카티프시 외곽에 살고 있는 19세이지만 이미 결혼하여 남편이 있는 한 여학생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남학생과 함께 한 승용차 안에 있던 상황에서 7명의 남성으로부터 성폭행 당하고, 함께 있던 남학생도 폭행을 당한 사건이다.  이에 대해 법원은 성폭행한 7명의 가해자 중 4명에게 1-5년의 징역과 함께 80-1,000대의 태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피해 여성에 대해서도 이슬람 율법을 어기고 기혼 여성이 남편이나 가족이 아닌 다른 남성과 한 자동차 안에 있었다는 죄목으로 90대의 태형을 선고했다.  게다가 당시 이 여성은 "결혼 전에 학교  친구 남학생에게 주었던 자신의 사진을 돌려받기 위한 만남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편의 허락과 동의 없이 여성의 외출을 제한하고, 다른 남자와는 한 자리에 있는 것조차 태형으로 다스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엄격한 이슬람 율법의 잔인함은 이미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게다가 이번 사건을 통해서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형평성이다.  성폭행 당한 여성에게는 90대의 태형을 선고한 반면, 성폭행을 가한 남성들 가운데는 그보다 적은 80대의 태형을 선고한 재판부의 선고 기준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사우디 아라비아 이슬람 법원이 지나치게 남성들에게 관대하다는 점과 기준이 고무줄처럼 제멋대로 늘고 주는 문제는 이 사건이 아닌 다른 사건에서도 여러번 지적되고 있는 문제이다.

실제로 같은 법원이 12세의 소년을 성추행한 남성 3명, 즉 남성이 남성을 성추행한 성추행범에 대해서는 그 죄가 여성을 성추행한 것보다는 훨씬 중하게 다스려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징역 1-2년에 300 대의 태형을 선고한 반면, 여성을 성추행한 4명에게는 12년을 선고한 경우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