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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뉴스/이란

이란 대통령, 이번에는 "대학가 사상청소" 주창 / 2006-09-11

이란 대통령, 이번에는 "대학가 사상청소" 주창

이란의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부터 이슬람 강경원리주의의 색깔을 분명히 했다.  당선되자마자 전국의 각주 주지사를 모두 불러모아 기독교와 교회의 완전 소탕을 지시하는가 하면, 미국과 핵문제 등으로 강한 대립각을 세우고, 2차대전 당시의 유대인 학살이 조작된 것이라는 극단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으면서 그의 원리주의성향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최근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른바 대학생들에 대한 '사상청소'를 주창하고 나섰다.  대학생들이 대학생 특유의 저항의식과 섣부른 개방적인 사고로 정교 분리, 표현의 자유 등을 들먹이는 것이 이슬람 전통의 가치를 오염시키며, 사회를 타락시킨다고 주장하면서 학교에서 세속적이고 자유주의적인 독버섯을 제거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대통령의 이와 같은 지식인 비판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대학생들과 지식인들에 대한 사상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대대적인 대학정화운동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대통령은 대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왜 자유주의자들이 아직도 강단에 얼굴을 내밀고 있는지 총장에게 물어야 한다.  양식이 있는 학생들이라면 먼저 정부에게 이들 독버섯 같은 지식인들을 퇴출시켜 줄 것을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밝혀 앞으로 진보적인 지식인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에 학생들을 동원할 것을 예고했다.  이란은 팔레비 국왕 정권이 붕괴하고 호메이니가 집권한 1979년 이슬람혁명 직후 수백 명의 진보적 지식인들을 숙청한 바 있고, 이번에 아흐마디네자드 정부도 올해 초에 사상 처음으로 박사학위도 없고, 교수 경험도 없는 이슬람 성직자를 테헤란 대학의  총장으로 임명한 후 수십 명의 진보적 교수를 해직시킨바 있다.  그런데 이번의 대통령의 발언은 이와 같은 숙청이 아직도 멀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란 사정에 정통한 비판론자들은 아흐마디네자드가 1960년대에 중국을 휩쓸었던 문화대혁명 비슷한 아래로부터의 사회개조를 단행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중국이 당시에 프롤레타리아를 옹호하는 대학생들과 홍위병을 동원하여 관료와 지식인 숙청에 나섰듯이 대통령이 대학생들을 동원하려는 의지를 명백히 했기 때문이다.  아직 해직되지는 않았지만 진보적인 지식인으로 명성을 얻고 있어 앞날이 위태로운 인사로 평가 받고 있는 테헤란 대학의 사에드 알 아가 교수는 "대통령이 반대파를 쓸어내고 젊은이들의 두뇌를 지배하고 싶어한다.  문화대혁명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