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율법적고정관념으로 산모, 신생아 사망률 높아 / 2006-08-04

아프가니스탄, 율법적고정관념으로 산모, 신생아 사망률 높아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은 더 이상 통치 세력이 아니다.  그러나 탈레반 집권 기간 동안 행해졌던 강력한 율법통치의 흔적은 아직도 아프가니스탄 곳곳에 남아 있다.  당시 탈레반은 여성의 취업을 완전히 금지시켰다.  그로 인해 교수, 학자, 교사, 의사 등 전문인력들이 졸지에 직장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이로 인한 부작용이 만만치 않았다.  우선 여성환자들이 제대로된 진료를 받을 수 없었다.  여자 의사가 전혀 없는데다가 이슬람 율법은 여성이 남성과 만나는 것도 손 이외의 어떤 신체부위를 보여주는 것도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남성의사로부터 진료를 받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임산부 문제는 심각했다.  남성의사의 도움으로 출산을 할 길이 없어진 아프간 여성들은 별 수 없이 집에서 여성 산파들의 도움을 받으며 출산해야 했다.  순산하면 별 문제가 없지만, 혹시라도 출산 중에 문제가 생기거나 애초부터 자연분만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사망도 각오해야 했다.

탈레반 정권이 붕괴한지 한참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이와 같은 강력한 율법주의의 잔재가 곳곳에 남아 있다.  적지 않은 아프가니스탄 남성들이 임신한 아내들을 남성 의사들에게 보이기를 꺼리는 바람에 병을 키워 신생아와 산모의 사망률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특히 보수적이고 교육수준이 낮은 지역일수록 이와 같은 현상이 심하다.  우선 남편들이 자신의 아내를 남자 의사들에게 보이고 싶어하지 않고, 여성들 자신이 남성 의사를 찾기를 꺼리기 때문에 문제가 있어도 참고 참다가 악화될대로 악화된 후에야 의사를 찾는다는 것이다.  모하마드 아민 파티미 보건국장관은 이로 인해 매일 700 명의 아이가 사망하고, 20분에 한명 꼴로 산모가 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여성의 90%는 돈이 있어도 제대로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여성 의사 양성이 거론되지만 탈레반 통치기간동안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여성의 교육이 완전히 금지되었고, 탈레반 붕괴 후 여성 교육이 재개된 것이 불과 몇 년밖에 지나지 않았으나 의사의 양성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장기간의 작업이기 때문에 당장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당장의 유일한 해법은 지속적인 계몽을 통해 주민들, 특히 보수적인 남성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