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검사가 국가 모독혐의 기독교인 석방 청원 / 2007-07-25

터키, 검사가 국가 모독혐의 기독교인 석방 청원

터키의 검사 한 사람이 터키의 정체성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구속기소된 두 명의 터키인 기독교인에 대해 이례적으로 석방시켜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아흐메트 데미르후유크 검사는 지난 7월 18일, 실리브리형사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피고인 하칸 타스탄과 투란 토팔(사진) 등에 대해 “확실하고 믿을 만한 증거가 단 한 가지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무죄방면을 요청했다.  이들 두 명은 모두 원래는 이슬람 신자였지만 약 1년 쯤 전에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이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3명의 젊은이들로부터 고발 당했고, 결국 기소되었다.

이후 이들 3명의 고발인들이 모두 법원에 출석하여 이들 피고인들의 혐의를 증언했고, 검사의 심문과 변호인의 반대심문을 받았으나 이 과정에서 진술이 일관되지 못하고 엇갈렸다.  이에 판사는 검사와 경찰 측에 대해 일관되고 확실한 증거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 두 명에게 당초 적용된 혐의는 터키의 국가정체성을 모독했다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이슬람을 모독하는 발언을 했고, 주변 사람들을 은밀하게 성경공부 모임에 등록하여 공부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이들의 혐의는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저 6개월에서 최고 3년의 징역이 가능한 범죄였다.

그러나 검사는 피고가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했고, 자신이 믿는 종교인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피고가 터키와 이슬람을 모독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기독교를 강요했다는 혐의 사실에 대한 확실하고 분명한 증거는 없다고 말하면서 고발한 사람들조차 자신들의 주장만 되풀이 할 뿐 그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셀주크 시대나 오토만시대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단지 한 사람이 기독교에 대해 배우고, 이를 위해 모였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  게다가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종교를 찾아 믿을 권리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피고인들이 전도하고 성경공부를 권유할 목적으로 주변 사람들의 신상정보를 은밀히 작성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이것이 죄가 되려면, 마케팅을 목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의 신상정보를 보유하고 관리하며, 업데이트하고 있는 수많은 옷가게나 여행사 등이 모두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에 대한 선고는 오는 9월 12일로 예정된 공판에서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검사 조차도 이들의 석방을  청원하고 있는 마당이기 때문에 이들의 석방은 시간의 문제로 보인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이들의 무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케말 케린치즈 변호사 등 터키의 저명한 인권변호사들 7명이 동원되었다.

또한 재판이 열린 시기가 총선거일인 7월 22일을 나흘 앞두고 여기저기서 입후보 했던 정치인들이 살해되는 흉흉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재판이 시작되기 전만해도 그리 안심하기는 어려워 보였었다.  특히 이 사건이 급박한 정치일정과 사건으로 인해 대중들의 관심 밖에 놓이고 언론조차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점도 재판의 전망을 매우 어렵게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