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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뉴스/베트남

바티칸, 베트남과의 수교 신중해야 / 2007-03-13

바티칸, 베트남과의 수교 신중해야

바티칸의 현재의 교황이 취임한 후 가장 눈에 띠는 변화는 외교 분야인 것 같다. 중국과의 관계개선, 좀 더 구체적으로 중국과의 수교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이 여러모로 진행되고 있고, 베트남과도 수교협상이 진행 중이다. 이 수교 협상은 베트남의 신앙의 자유를 어느 정도 신장시키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 베트남 입장에서 대외적인 이미지 개선을 위해 바티칸과의 수교는 매력적인 카드이다. 그러나 이 수교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바티칸이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는 정도의 신앙의 자유 신장을 현실화 시켜주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반면 바티칸이 지나치게 성급하게 수교를 추진한다면, 베트남의 어설프고 내실 없는 종교정책 변화만으로 성급하게 수교가 진행될 수도 있다. 이는 베트남의 신앙의 자유 탄압행위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꼴이다. 이 때문에 바티칸은 베트남과의 수교를 매우 조심스럽고 단호한 기준을 적용하며 진행시켜야 한다.


현재 바티칸은 수교 및 관계개선을 논의하기 위한 대표단을 파견해 놓은 상태이다. 양측은 관계 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역시 가장 중요한 이슈는 베트남 정부가 베트남 내의 카톨릭 조직에 대한 치리를 얼마나 폭넓게 허용하는가 하는 문제였다. 그 가장 상징적인 이슈가 주교에 대한 임명권이다. 지난 6일에 하노이에 도착한 바티칸 대표단 일행은 베트남 종교사무위원회의 응구옌 테 도안 부의장 등 정부 관계자들과 접촉을 가졌다. 또 대표단은 베트남 중부 퀴 논 교구도 돌아 보았다.

사이공 주교위원회의 죠셉 신부는 “바티칸과 베트남 사이의 외교관계 수립은 매우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는 양측의 공동관심사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카톨릭교회에 대한 충분한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밝혀 베트남 카톨릭계도 신앙의 자유 확보 없는 수교는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번 만남에서는 바티칸 측이 수교를 위한 선재조건으로 신앙의 자유를 보장받기를 원하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그 구체적인 내용과 방안을 제시한 반면 베트남 측은 주로 듣기만 하면서 검토해보겠다는 식의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측은 이상과 베트남만의 독특한 상황 사이의 괴리를 설명하며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고 한다.

퀴논 교구의 소식통은 바티칸 대표단이 7, 8일 양일간 교구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이는 과거와는 상당히 다른 변화이다. 과거에도 몇 차례에 걸쳐 바티칸 관계자가 베트남을 방문한 적이 있으나 교구 현장의 방문은 허용되지 않았었다. 현재 베트남 카톨릭 소속의 개별교회들은 교회의 건물과 땅을 정부에 의해 강제로 수용당한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베트남 정부의 입장에서는 바티칸을 만족시킬 정도의 신앙의 자유를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그 가시적인 조치로 몰수한 부동산을 반환해 주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여기에 베트남 당국의 고민이 있다.

한편 베트남 카톨릭 교회들은 바티칸과 베트남 간의 수교문제가 논의되고 실제로 바티칸 대표단이 베트남을 방문하는 지금의 상황을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한 절호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기미가 역력하다. 실제로 베트남 카톨릭의 고위 인사들은 베트남 카톨릭의 상징적인 장소인 라방 성지 등 주요 토지의 반환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 이와 같은 요청은 바티칸 대표단의 방문이 거론되던 지난 1월에 정식으로 쾅트리 인민위원회와 중앙정부에 접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