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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뉴스/투르크메니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앞으로 어떻게 되나 / 2006-12-27

투르크메니스탄, 앞으로 어떻게 되나

투르크메니스탄의 니야조프 대통령은 건국 후 지금까지 철권통치를 계속하고 있다.  그에 대한 개인 우상화는 북한의 김일성부자의 개인우상화를 방불케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카페트가 투르크메니스탄에 있다.  크기는 축구장의 절반 크기이며, 이 카페트에는 니야조프 대통령의 대형 초상화가 새겨져 있다.  물론 절대로 밟아서는 안된다.  시내 곳곳에 대통령의 황금동상이 있다.  물론 북한에도 김일성의 황금동상이 있다고 하나 김일성 동상과 다른 점은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항상 태양을 향하도록 방향이 조정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무소불위의 권력을 발휘하다보니 해프닝도 많다.  한 국가 행사에서 어느 여고생이 니야조프 대통령을 칭송하는 시를 감격스런 톤으로 낭송하고 있었다.  이를 기분좋게 바라보던 대통렬의 눈에 들어온 여학생의 금니빨이 까닭 모르게 마음에 거슬렸다.  대통령은 즉시 전국에 금니빨 금지령과 함께 이미 금니빨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뽑아 버릴 것을 명했다.  제일 먼저 뽑힌 사람은 아마도 그 여학생이었을 것이다.  또 2005년 들어서는 수도인 아쉬가바드를 제외한 전국에 병원을 없애 버렸다.  이유는 의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방에 살면서 아픈 사람들은 어쩌란 말인가   대통령의 답변은 간단 명쾌하다.  "아프면 아쉬가바드로 와서 치료 받아라.  그것이 어려우면 모두 건강해라."  또 수도를 제외한 모든 지방의 도서관을 폐지했다.  이유는 일하기도 바쁜데 언제 책을 읽느냐는 것과 지방의 사람들은 공부도 많이 안하고 무식해서 책도 안 읽는데 왜 괜히 도서관 만들어서 국고를 낭비하느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나라에 의사가 부족한 이유는 무엇일까   의사 뿐 아니라 과학자, 고급기술자, 예술가, 철학가 등 고급인력이 태부족하다.  그 이유는 대통령이 주창한 민족교육론 때문이다.  민족교육론이란 투르크메니스탄의 인재는 투르크메니스탄의 학교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인 교사의 가르침에 의해 길러져야 한다는 것이다.  뜻도 좋고 말도 좋지만, 문제는 외국에서 어렵게 유학을 해서 석박사 학위를 받아온 많지 않는 지식 엘리트들의 학력을 전혀 인정하지 않아 모두 실업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비현실적인 교육정책 때문에 투르크메니스탄의 미래를 개척해 갈 고급두뇌가 턱없이 부족하다.

대통령의 철권통치는 그의 우상화로 이어진다.  이미 헌법을 개정하여 니야조프에 대해서는 종신대통령직을 허용했다.  그는 자신을 예수의 7사도 가운데 맏형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어록 겸 자신을 우상화하는 경전인 루흐나마를 집필했다.  초중고등학교의 교과 과정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필수 과목은 영어도 아니고 수학도 아니라 루흐나마이다.  이를 암기하지 못하면 졸업할 수 없다.  이것이 그가 주창한 민족교육의 실체이다.  심지어 운전면허 이론 시험 문제도 1/3은 루흐나마에서 출제된다.  원래 투르크메니스탄은 인근의 다른 중앙아시아권의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이슬람의 뿌리가 깊다.  그러나 이 나라만큼은 이슬람도 발 붙이기 어렵다.  대통령 한 사람을 신격화 하고 있는 나라에서 예수나 마호멧을 대통령보다 더 절대시하고 따르는 것을 결코 허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종교 정책상 이슬람과 러시아정교회를 제외한 모든 종교는 불법이다.  그러나 이슬람이나 정교회라고 해서 자유롭게 전도하고, 가르치고 부흥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종교기관은 허가제로 되어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이꼬투리 저꼬투리 잡아서 이슬람모스크와 러시아정교회를 몇 개만 남겨두고 모두 없애 버렸다.  남겨진 이슬람모스크와 정교회에서는 코란과 성경보다도 루흐나마를 우선적으로 가르치도록 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이다.  니야조프 대통령이 예수의 7사도 가운데 맏사도이며, 마호멧을 대체할 최고의 선지자라는 것이다.  또 성경과 코란은 너무 오래 전에 쓰여져 이제는 현실에 맞지 않아 폐기되어야 하며, 루흐나마야말로 불완전한 두 종교의 교리를 완성시킬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투르크메니스탄은 엄밀히 말해 니야조프교 이외에 어떤 종교도 존재하지 않는 나라이다.

올해 성탄을 앞두고 선교지향적인 기독교인들의 귀에 솔깃할 만한 뉴스가 날아들었다.  니야조프 대통령이 12월 21일 새벽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그의 독재적, 개인숭배적 양태는 북한의 김일성 전주석과 다르지 않다.  다만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자신이 한참은 더 살수 있다고 생각했던지 후계구도를 구축하는 작업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일성이 아들인 김정일에게 정권을 물려준 것과는 달리, 니야조프의 아들은 부친 사망 당시 오스트리아에 체류하고 있었다.  이는 아들에 대한 권력승계작업도 별로 진척시키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의 철권통치에 눌려 투르크메니스탄에는 변변한 정당도 없고, 뚜렷하게 부상하는 후계자도 없는 것이 2006년 성탄 현재의 상황이다.  어떤 정치세력, 어떤 사람이 집권하는가에 따라 투르크메니스탄의 정치, 사회 환경은 물론, 종교나 선교환경도 크게 달라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현재 투르크메니스탄의 정권의 향배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차기 대통령 선거를 치를 날짜는 26일의 국민협의회 총회를 통해 결정된다.  현재 대통령 권한 대행은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부총리 겸 보건부 장관이다.  헌법에 의하면 대통령 궐위시 권한 대행을 맡은 자는 대통령 보궐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미 헌법은 무력화된 상태이다.  헌법에 의하면 대통령 궐위시 국회의장이 권한을 대행하게 되어 있으나 국회의장이 모종의 사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부총리가 대행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돌아가는 분위기로 봐서는 26일 비상총회 때 선거 일자 뿐 아니라 후계자의 구도도 대충은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이 나라를 둘러싼 열강들의 이권다툼이다.  투루크메니스탄은 천연가스 매장량이 풍부하기 때문에 주변의 열강들은 후계구도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짜여지도록 어떤 식으로든 압력을 가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현재 이 나라의 천연가스를 국제시장가의 절반 가격으로 독점 공급을 받고 있아.  이 이권을 포기하고 싶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옵션을 제시하면 친러시아 후보를 세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 니야조프의 학정을 피해 국외에 망명 중이던 인사들이 귀국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고, 니야조프의 경호실장인 아크무라드 레드제포프, 니야조프의 아들 무라드 등도 잠재적 대권후보들이다.  
투르크메니스탄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이란도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투르크메니스탄이 소비에트 연방으로부터 독립한 1991년부터 외교관계를 맺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지난해 양국의 교역량은 1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이란은 러시아에 이어 투르크메니스탄 에너지의 두 번째 큰 시장이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러시아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는 없겠지만, 현 친러적인 지도층에 변화가 있을 경우 이란이 투르크메니스탄을 중앙아시아 영향력 확대를 위한 교두보로 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