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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뉴스/인도

인도의 구자라트, 잊어서는 안되는 땅(1) / 2006-09-26

인도의 구자라트, 잊어서는 안되는  땅(1)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으면 어찌 전파하리요"(롬 10 : 15)  AD2000 운동은 20세기 말에 추진된 세계적인 선교운동으로 2000년 마지막까지 모든 종족들마다 교회를 세우고 모든 이들이 복음을 듣도록 하자는 취지의 선교동원 운동이었다.  이제 이 운동이 종료된 지금 시점에서 혹자는 이제 선교사가 나갈 만한 곳은 다 나간 것이 아닌가   아직도 이러한 운동이 필요한가  라는 의혹을 품기도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종족들이 선교사를 만난 적도 없으며 영적인 입양도 되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적어도 모든 종족들이 최소한 한 곳 이상의 교회에 의해 입양되고, 늘 그들을 위해 드려지는 중보기도가 있고, 뭔가 그들을 위해 사역이 진행되는 날이 온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슬프게도 이 글에서 집중적으로 생각해 볼 인도의 구자라트주의 경우는 이러한 기준에서 볼 때 거의 모든 종족들이 방치되어 있는 상황이다.  구자라트주는 파키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도 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구자라트주의 이슬람계 미전도종족들은 웬만한 선교사역을 위한 자료에는 존재하는 종족으로 등재조차 되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다.  즉 그 우리가 그 존재 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바울의 로마서에서 던진 질문을 이들을 생각하면서 던져볼 필요가 있다.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으면 어찌 전파하리요"(롬 10 : 15)  오늘 필자는 이러한 직설적인 질문을 통해서 지금까지 관심밖에 버려져 있던 구자라트의 이슬람 신자들, 그들 사회에 교회 조차 없는 그들을 위한 기도와 관심을 촉구하고자 한다.

구자라트에 이슬람이 들어온 것은 7세기 경이다.  구자라트의 해안은 이미 그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해양을 통해서 아랍의 무역상들과 교류를 하고 있었고, 상당수의 아랍인들은 구자라트 내륙으로 진출해 있었던 시기이다.  10세기경에 쓰여진 기록을 보면 당시에 아랍과 인도 간의 무역을 장악하고 있던 한 아랍 상인이 "인도에서  아랍인들과 이슬람 신자들을 구자라트만큼 잘 대해주는 곳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봐서 이미 10세기 경에는 아랍인들이 활발하게 인도 내륙으로 진출했던 것 같다.  이슬람 신자들은 이미 힌두교인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도 모스크를 크게 짓고 그들만의 종교행위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적지 않은 힌두교인들이 이슬람에 대해 호감을 갖고 이슬람으로 개종하기 시작했다.  많은 구자라트인들은 신비주의적인 경향이 있는 수피계 이슬람으로 개종하던 시기이다.  이에는 이슬람 성직자들의 포교활동의 공로가 컸지만 민간에 퍼져 있는 이슬람에 대한 신비적이고 전설 같은 소문들도 한몫했다.  또 이슬람 성직자들 가운데는 신비적이고 마술적인 기적을 보여주면서 인도인들을 사로잡기도 했다.

세계의 역사를 보면 대개 이슬람 원정군대에 의해서 무력으로 정복된 후에 이슬람이 반강제적으로 강요되고 전파되는 경우가 많지만, 구자라트만은 상당히 평화적인 방식으로 이슬람이 전파된 매우 예외적인 지역이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슬람을 믿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종교에 대한 선택권이 보장된 상황에서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서 이슬람을 택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종교간의 갈등의 씨앗은 여기서도 자라고 있었다.  이슬람쪽은 힌두교도들을 이교도이고 배교자이며 잡다한 우상을 섬기는 사람으로 여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서서히 세력을 넓히면서 우상을 숭배하는 힌두교 사원들을 없애고 대신 이슬람 사원들을 계속 세워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14세기에는 투르크가 북인도를 침략하면서 구자라트를 이슬람이 지배할 기회가 생겼다.  이 때 상당히 많은 힌두교 사원이 파괴되고 이슬람 사원이 새롭게 지어졌다.

이슬람은 그 세력을 계속확대했고, 영국이 인도를 지배하게 되는 1857년까지 인도는 이슬람권의 지배에 놓여 있었다.  그리고 1947년에 마하트마 간디가 이끄는 독립운동의 결과로 독립을 쟁취한 이후 이슬람국가인 파키스탄과 힌두교 국가인 인도로 양분되어 독립했다.  그런데 인도의 독립을 이끌어낸 마하트마 간디는 바로 구자라트 출신이었다.  이렇게 양분되어 독립하자 인도 지역에 사는 이슬람 신자들은 대거 파키스탄쪽으로 이주했고 결국은 인도는 힌두교도가 80%를 차지하고 이슬람 신자는 13%에 불과한 힌두교 국가로 독립했다.

2001년에 하나님은 온세계로 하여금 구자라트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인도하셨다.  구자라트에 진도 7.9의 엄청난 지진이 일어나 수천 명이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워낙 그 강도와 피해가 엄청나다보니 세계 각처에서 긴급구호를 위해 사람과 물자를 구자라트로 보냈다.  당시의 상황은 산사람보다 죽은 사람이 더 많은 상황이었다.  이 비극은 교회의 입장에서는 처음으로 구자라트의 무관심으로 방치되었던 사람들을 찾아가 만나고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었다.  세계의 교회는 새삼스럽게 구자라트라는 지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 지역에 사는 종족들 가운데 교회가 세워지지 않은 종족과 지역이 의외로 많다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

인구의 통계를 보면 구자라트주민들 가운데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사람은 200명에 한 명의 꼴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통계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어렵다.  구자라트의 기독교인구는 그나마 도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다.  시골이나 오지에 사는 사람들은 거의 복음을 들어보지도, 선교사들을 만나보지도 못했으며, 이러한 상황은 힌두교나 이슬람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인지라 이런 오지에 사는 사람들은 힌두교도도 이슬람 신자도 아닌 상황에서 복음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선교사들이 구자라트를 방문하여 현지의 토착교회의 리더들을 만나서 그곳의 이슬람 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를 물어보면 그들은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전혀요.  나는 누군가가 이슬람 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찾아간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한다.  상황이 이러니 한 종족마다 한 곳 이상의 교회를 세운다는 것은 어쩌면 꿈같은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구자라트 한 개 주에만 이슬람을 믿는 미전도종족들이 수백 종족이 있으니 말이다.  구자라트의 대부분의 이슬람 종족들은 다른 종족들과 결혼하지 않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는 그만큼 다른 종족이나 외부의 종교, 문화 등에 배타적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만큼 복음을 전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2001년 지진이 있은 후 4개월이 지나자 구호팀들도 서서히 철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도 60만 명 이상의 구자라트인들은 난민을 위해 지어진 임시 거주시설에서 고생하고 있다.  그리고 상당히 많은 구호물자나 자금은 부패한 관리들의 손을 거치면서 착복되고 있다.  이처럼 구자라트는 복음과 사랑의 손길이 절실하지만 아직도 세계의 관심은 이러한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