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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뉴스/인도

인도, "힌두교성지 지역에서는 기독교인 살지 말라" / 2006-09-11

인도, "힌두교성지 지역에서는 기독교인 살지 말라"

인도의 안드라 프라데시주의 기독교계 지도자들은 최근 한 힌두교 사원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강압적인 개종 관련 시비에 대한 조속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자칫 지역사회가 종교문제로 극한적인 양분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안드라프라데시주에는 티루말라(성스러운 산)라고 불리는 산지가 있다.  이 곳은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힌두교 사원이 위치해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일부 힌두교계 측에서 일부 기독교인들이 이 티루말라 인근에서까지 힌두교인들의 개종을 유도하기 위한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하는데서부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기독교계의 입장에서는 티루말라에 있는 힌두 사원 안에까지 들어가서 전도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티루말라 지역도 힌두교 사원 이외의 지역에는 많은 인도인들이 살고 있고, 그들 역시 전도의 대상이기 때문에 법에서 벗어나지 않는 전도활동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힌두교인들이 티루말라 지역을 아주 각별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힌두교계는 이미 30년 전부터 마치 카톨릭이 이탈리아 국토 안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티칸을 이탈리아 정부의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 독립적이고 치외법권적인 지역으로 만든 것처럼, 이 티루밀라지역을 인도 내의 바티칸과 같은 성지로 만들기 위해 30년 전부터 청원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곳에 있는 힌두사원은 힌두교의 최고 신 가운데 하나인 베카테스와라신에게 바쳐진 신전이다.  베카테스와라는 비쉬누신의 다른 이름으로 힌두교 3대 신 가운데 하나이다.  한편 이 지역의 한 기독교 지도자는 이로 인한 갈등을 풀기 위해서는 "넓은 마음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6월, 힌두교단체인 티루말라 티루파티 삼락샤나 사미티(티루말라 성지보호위원회)는 기독교계를 향해 티루말라 지역과 그 인근에서는 기독교활동을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이 단체는 또 티루말라 인근에서는 힌두교를 제외한 모든 종교단체의 활동도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이 요구대로라면 티루말라 지역에서는 비록 힌두교 사원 밖이라하더라도 기독교인들이 그들의 교회 안에서 예배하는 것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티루말라에 대한 치외법권적인 성지화 제안은 티루말라 지역에 거주하는 많지 않은 기독교인들에게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힌두교계가 이 제안을 처음 발표하자 주정부의 담당 장관인 라마 라오 장관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기독교인들의 위기감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다행이 법률적인 근거가 제대로 갖춰지지 못해 구체적인 성지화 계획은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을 치외법권적 성지화 시키겠다는 힌두교계의 의지는 분명하고 이는 티루말라지역에 거주하는 힌두교가 아닌 다른 종교 신자들의 추방 요구로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 다수의 압력과 군중심리에 밀려 이 지역의 기독교인들은 수십년 동안 아무 문제 없이 살던 고향을 등질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티루말라 카톨릭계의 조일 주교는 "오로지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헌법이 보장한 거주이전의 자유를 박탈당해서는 안된다"고 분개하고 있다.

또 하나는 취업의 문제이다.  약 15명에서 20 명 가량의 기독교인들이 생계를 위해서 티루말라 사원을 관리하는 기관인 티루말라 티루파티 데바스타남 이라는 기관에 취업해서 일하고 이는데, 힌두교계는 새삼스럽게 이 기관의 직원은 모두 힌두교인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꼭 틀린 주장이라고는 볼수 없지만 기독교인 수십명이 갑자기 실업자로 전락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외에도 티루말라 지역에는 힌두교 성지 답게 힌두교 관련 기업이나 기관이 여럿 있는데 이들 기관과 기업을 통털어 4명의 이슬람 신자와 40명의 기독교인들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들 모두 실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와 같이 미묘한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7월에는 결정적으로 불에 기름을 붙는 사건이 발생했다.  티루말라 힌두교 성지의 담벼락에 누군가 붉은 색으로 십자가를 그려 놓은 것이다.  이로 인해 티루말라 전체가 발칵 뒤집혔고 힌두교 측은 범인 두 사람을 잡았고, 그들은 기독교인이라고 주장하면서 반기독교정서는 극에 달했다.  그러나 후에 이들 범인들은 모두 티루말라 성지 보호위원회 소속 직원이고 사건은 기독교 반대정서를 자극하기 위한 힌두교 측의 자작극으로 확인되었다.

힌두교 측이 성지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지역은 현재 힌두교 성지로 간주되는 지역의 2.5배에 달하는 광대한 지역이다.  다행히 그들이 요구하는 지역의 상당수가 정부가 숲 보호지역으로 지정한 지역을 포함하고 있어 중앙정부의 허가를 받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주 정부측은 그 대신 티루말라 지역에서는 힌두교 이외의 어떤 종교도 전파를 허용하지 않고 이를 어기면 2천 루피(미화 43달러)의 벌금과 2년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법을 주의회에 제출한 상황이다.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힌두교계가 의도하는대로 티루말라 지역에서 기독교인들이 모두 추방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추방은 면한다하더라도 정상적인 신앙생활을 하기에는 여러 모로 쉽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