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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뉴스/사우디아라비아

사우디아라비아, 핸드폰에 무너지는 남녀유별 율법 / 2006-08-11

강력한 이슬람 율법을 강제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여성이 실수로라도 얼굴이나 신체의 일부를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보이면 심한 신체적인 체벌을 받는다.  채찍질은 예사이고 심하면 손목을 절단당할 수도 있다.  문제는 핸드폰이다.  카메라 기능이 있는 핸드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누군가가 몰래 찍은 여성의 사진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면서 해당 여성이 애꿎게 체벌을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는 한때 카메라 기능이 있는 핸드폰의 수입을 금지하고, 사우디의 실정에 맞는 이슬람식 핸드폰을 개발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으나 이를 비웃듯 카메라폰은 밀수를 통해서 얼마든지 쉽게 구할 수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혼남녀간의 이성교제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사우디 특유의 율법이 휴대전화와 근거리 무선통신기구인 '블루투스'로 인해 무너지고 있다고 한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는 남녀가 어두운 곳에 함께 있어서는 안된다는 규정 때문에 공공장소에서의 영화상여이 금지되어 있고, 찻집이나 음식점에서도 친척 혹은 가족간만 한 테이블에서 식사할 수 있고, 나머지는 남성전용 혹은 여성 전용 공간에서 따로 식사해야 한다.  또 혈연관계가 없는 남녀가 자동차에 동석할 경우 구속된다.

그런데 최근 블루투스라는 무선통신기구가 보급되면서 이러한 금기가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다.  블루투스란 별도의 전화번호가 없이도 15야드 거리 이내에서는 단말기를 가진 사람끼리 연락이 가능한 신종 무선통신기구이다.  이로 인해 마음에 드는 여성이나 남성이 있으면 서로 부루투스를 이용해 대화도 나누고 프로포즈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사우디의 젊은이들은 부모가 서로를 소개하지 않는한 자유연애를 통한 결혼은 꿈꾸기도 어려웠다.

휴대전화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5년간 휴대전화 소유자는 170만 명에서 1,450만 명으로 무려 8배 이상 증가했다.  젊은이들은 거의 대부분 휴대전화를 소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젊은 남녀가 공공장소에서 드러내놓고 함께 데이트는 하지 못해도 메시지나 사진, 동영상 등을 주고 받는 것은 얼마든지가능하게 되었다.  말하자면 제한적이나마 자유연애가 일상화된 것이다.  다만 아직도 사람들이 눈에 띄는 장소에서 둘이서 함께 거닐거나 동석하는 것은 어렵고, 부모의 승인이 없는한 결혼도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