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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뉴스/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국가종교정체성 새삼 논란 / 2007-08-06

말레이시아, 국가종교정체성 새삼 논란

독립 50년을 맞고 있는 말레이시아의 종교적 정체성에 대한 논쟁이 새삼스럽게 가열되고 있다. 이 나라의 종교 정체성 논쟁은 이전부터 있어 왔다. 60%에 해당하는 말레이족에게는 이슬람 이외의 어떤 종교도 허용하지 않는 반면, 비 말레이족에게는 자유로운 종교활동을 허용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서는 종교의 자유의 확대를 요구하는 온건파와 완전이슬람국가화를 추구하는 이슬람보수파 간의 논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최근의 논쟁 가열의 원인은 베르나르드 돔폭 총리실 장관이 한 토론회에서 발언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돔폭 장관은 말레이시아의 각료로서는 드물게 기독교인이다. 그는 종교와 인종에 대해 지나치게 거론하거나 토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정부의 조치의 타당성을 설명하면서 자신은 ‘말레이시아가 이슬람 국가’라는 명제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말레이시아는 이슬람국가로 규정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 발언은 정부의 정책의 타당성을 설명하는 도중에 나온 발언이기는 하지만, 대다수의 이슬람 신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정부의 각료가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이 일종의 설화사건으로 비쳐졌을 법도 하다.

이로 인해 지금 말레이시아에서는 그의 발언의 적절성 논란에서부터 시작하여, 말레이시아의 종교적 정체성의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말레이시아의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이슬람의 위치도 애매모호하다. 헌법은 이슬람을 말레이시아의 유일한 종교로 인정하면서도 국교는 아닌 것으로 명시하고 있고, 모든 말레이인은 이슬람 신자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말레이인은 때로는 말레이족 만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말레이시아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모든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가 되기도 한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공개적으로 토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