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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뉴스/중국

웹사이트에서 교황의 메시지 삭제하는 중국 카톨릭 / 2007-07-09

웹사이트에서 교황의 메시지 삭제하는 중국 카톨릭

웹사이트에서 교황의 편지를 삭제하는 카톨릭이 카톨릭일까?  정부가 이를 강요했다면 이 나라는 신앙의 자유가 있는 것일까?  중국 지도자들은 처음에는 중국 카톨릭 웹사이트에 올라간 교황의 편지를 읽고 흡족해 했다고 한다.  교황은 편지에서 중국 교회의 단결과 평화를 기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티칸은 지난 6월 30일 중국 카톨릭교회와 신자들에게 보내는 베네딕토16세 교황의 편지를 공개했다.  이에 중국 관영 카톨릭 조직의 공식 웹사이트는 이 편지를 중국어로 번역하여 게재했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이 웹사이트에 들어가 클릭하기만 하면 이 편지를 중국어는 물론, 영어, 불어, 이탈리아어로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을 읽기 위해서는 많은 인내가 필요했다.  아직 낙후된 중국의 인터넷 인프라로 인해서 5메가 바이트가 넘는 장문의 이 편지를 모두 보거나 다운로드 받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편지의 내용은 어렵사리 다운로드 되고, 복사되어 중국 카톨릭 신자들 사이에 폭넓게 읽혀지고 있다.  이는 중국 카톨릭 신자들이 로마 교황의 메시지를 비록 인쇄물로나마 처음 접한 것이기 때문에 신자들, 특히 지하교회 신자들의 감격은 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렇게 어렵게 다운로드 되어 개인적으로 알음알음으로 복사되어 읽히는 현실에 불만을 품고, 적어도 카톨릭 수장의 메시지라면 제대로된 경로를 통해 모든 신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전달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또 지하교회 카톨릭 신자들과 평신도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이 교황의 메시지를 읽고 연구하는 독회 모임까지 생겨났다.  중국 정부의 차단으로 인해 바티칸과의 교류를 차단당한 결과로 교황의 메시지 가운데 어려운 내용이나 신학적인 내용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편지의 내용은 물론 중국카톨릭 교회의 신학에 대한 취약성을 자각하는 학습모임이 생겨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당의 방침을 새로이 받은 해당 웹사이트는 더 이상 교황 붐이 부는 것을 막기 위해 웹사이트에서 이 편지를 삭제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