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사형 집행 후 소요사태 - 교회 지도자들이 진정시켜 / 2006-09-25

인도네시아 사형 집행 후 소요사태 - 교회 지도자들이 진정시켜

인도네시아에서 이슬람 교도들을 상대로 폭동을 주도했다는 억울한 혐의를 뒤집어 쓴 파비아누스 티보(60), 마리누스 리우(48), 도밍구스 다실바(42) 등 3명의 기독교인들에 대한 사형이 집행되자 해당지역인 술라웨시주의 포소시는 물론이고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적지 않은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당국은 많은 시위에도 불구하고 치안은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유족들은 시위대들에 대한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보안부장관인 위도도 아디수트집토 장군은 이와 관련해서 가장 시위가 심한 누사 텡가라 티무르주가 안정을 찾고 있다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한편 카톨릭과 기독교 신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아탐부아 지역 같은 곳에서는 주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시위가 점차 과격해지면서 감옥을 부수고 200 여 명의 죄수를 탈출시키는 사건도 벌어졌다.  교도소를 빠져나간 수감자들 가운데 다시 돌아온 사람은 20 명에 불과하다.  시위대는 또 주검찰청사를 공격하고 이번 사건에 깊숙히 개입한 검사의 집에 돌을 던지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들의 처형이 집행된 팔루의 상황도 심각하다.  시위대들의 항의와 비난은 공권력에 의해 가까스로 진압이 되기는 했으나 상황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흥분한 시위대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경찰 등 공권력 뿐 아니라 카톨릭과 기독교계 지도자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탐부아의 주교인 안톤 파인 라투 신부는 직접 나서서 자제를 호소했고 이 호소를 전후하여 시위는 진정되어 가는 국면을 보여주고 있다.  

팔루에서도 서부와 중부 술라웨시 교구를 책임지고 있는 카톨릭의 조셉 수와탄 주교신부가 질서 유지를 호소한 것이 먹혀 들어가고 있다.  한편 처형을 당한 티보의 아들인 로버트까지도 질서 회복에 나서고 있다.  그는 시위대 앞에 서서 "아버지는 처형을 당하기 전에 보복을 하지 말라고 용서하라는 유언을 남겼다."며 흥분을 자제해 줄 것을 부탁했다.  당국이 사형 직전부터 술라웨시주의 요소 요소에 보안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으나 흥분한 시위대와 기독교인들을 진정시킨 것은 경찰과 군의 보안태세가 아니라 사랑과 용서를 호소한 기독교 성직자들과 유족인 것이다.  한편 과격한 시위와는 별개로 이번 사건의 진상을 재조사하여 처형당한 이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인권기관들과 기독교계 종교기관들은 이들을 사형으로 이르게 한 재판이 결코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슬픔은 매우 크다.  3명은 처형되기 직전 자신들이 죽으면 시신을 팔루의 세인트 매리 대성당으로 옮겨 장례를 치루도록 유언을 했다.  그러나 대성당에 수많은 군중이 모여 장례를 치를 경우 소요사태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당국은 시신을 대성당에 반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당국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대성당에는 수천 명의 신자들이 모여 시신 없이 장례행사를 거행했다.  한편 리우와 티보의 시신은 중부 술라웨시의 베텔레메에 매장되었으나 다실바의 시신은 아직도 "보안상의 이유"로 당국에 의해 팔루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억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