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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뉴스/멕시코

멕시코, 학살 누명 쓴 기독교인 일부 석방 예정 / 2006-07-12

멕시코 당국은 1997년 멕시코 남동부 지역에서 벌어지 초칠 인디언들에 대한 학살사건에 연루되었다는 혐의로 구속되어 수감 중인 구속자 90 여 명 가운데 일부를 석방한다고 밝혔다.  이들 구속자 가운데는 적지 않은 복음적 기독교인들이 포함되어 있다.  지난 97년 12월 22일, 치파스주의 악테알주에서 벌어진 이 사건으로 구속된 이들 가운데 9명은 행형성적우수자 케이스로 속방하며 10명은 그들이 받은 형기를 감형하는 형식으로 석방키로 한 것이다.

당국은 석방을 준비하기 위해 이들을 산 크리스티발에 있는 다소 덜 엄격한 교도소로 옮긴 것으로 알려져 상당히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가족들과 면회하며 석방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의 석방을 위해 장기간 멕시코 당국과 협상을 벌였던 네덜란드오픈도어선교회 측은 97년의 학살사건으로 구속된 사람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복음적인 기독교인들이며 이들 중에 일부는 수감 중에 그리스도를 영접한 사람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다른 인권단체들은 이들의 구속이 처음부터 증거가 충분치 않은 가운데 이루어져 순박한 양민들이 정치범의 너울을 쓰고 장기간 수감생활을 했다며 멕시코의 정부와 사법부를 비판하고 있다.

오히려 민간 인권기관들은 그들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당시의 사건은 정부의 암묵적인 지원을 받은 친정부 무장조직이 초칠 인디언들의 교회를 급습하여 임신한 여성과 어린아이들을 포함하여 45명을 살해한 사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사면위원회도 이같은 주장에 동의하면서 친정부 무장세력의 소행임을 입증하는 증거를 몇 가지 제시하며 구속자들의 석방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당시 치파스주는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정부와 멕시코 주류세력들에 의해서 벌어진 초칠인디언들에 대한 차별에 항의하는 자파티스타 반군들의 활동이 거세게 진행되고 있었고, 이에 고무되어 역시 정부로부터 차별을 받는 또 다른 그룹들도 덩달아 반정부 투쟁을 벌이던 때였다.

이와 같은 사건의 내용에서 보듯이 멕시코의 원주민 문제는 심각하다.  약 1,300 만 명 가량의 멕시코 원주민들은 높은 문맹률과 영양실조를 겪으며 멕시코의 최하층민 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정부의 토지 분배 과정에서도 이들은 크게 소외되었으며, 이는 자피스타 반군의 태동의 원인을 제공했다.  그리고 97년 당시 친정부 무장세력이 정부군을 대신하여 자피스타 반군을 소탕한다며 교회 안의 민간인을 다수 살상한 것이 당시의 학살사건의 진상인 것이다.

구속자의 석방을 위해 애써온 오픈도어측은 이들의 석방을 환영하면서도 이들의 혐의는 여전히 벗겨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치적인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이들의 혐의가 그렇게 쉽게 벗겨질 상황은 아니라며 일단 석방된 것이라도 만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멕시코 정치의 후진적인  특성상 지난주에 열린 선거의 결과가 자칫 이들의 석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잇다는 점 때문에 여전히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지난 선거에서 집권 국가행동당의 펠리페 칼데론 후보가 좌파 후보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르 후보를 불과 0.5 % 포인트 차로 누르고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워낙 개표결과가 박빙이어서 패배한 오브라도르 후보가 쉽게 승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렇게 되면 숨가쁜 정치상황에 밀려서 이들의 석방이 세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