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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뉴스/중국

티벳의 퀴앙티벳인들(1) / 2007-05-15

티벳의 퀴앙티벳인들(1)

중국 시추안성 서부에는 티벳족의 12개 하위 종족들이 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세상 사람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소수종족이며, 오지종족이며, 미전도종족이다. 이들을 통털어 퀴앙족이라고 부르며 티벳어를 구사할 수 있다. 이들은 티벳어를 구사하기도 하지만 퀴앙족 조상들이 대대로 구사해온 방언을 주로 사용한다. 그러면서도 티벳의 문화와 풍습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들이 사는 시추안성 서부는 티벳고원이다. 이는 험준하고 높은 산악지대이고 고지대에 널따란 초지도 형성되어 있다. 바로 이 곳에서 사람들이 농사도 짓고 유목생활도 하며 야크와 양을 친다. 이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는 라싸이며, 티벳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티벳고원의 동쪽 끝 지역에는 매우 높고 험준한 산이 북에서 남으로 이어져 있다. 역사적으로 이 산악지대는 한족이 지배하는 중국과 티벳의 경계선이 되어 왔다. 긴 시간을 두고 다양한 종족이 이 지역으로 이주해 정착했다. 아마도 그들 대부분은 전쟁을 피해 평화로운 정착지를 찾다가 이 곳을 발견한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연구가들은 이 지역을 “종족의 집합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지역에 살고 있는 티벳인들은 1백 만 명이 넘는다. 그 가운데 1/3은 티벳어보다 퀴앙어가 더 익숙한 사람들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들은 퀴앙어라는 단일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퀴앙어에서 파생된 다양한 방언을 구사하는 티벳인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제1언어로 퀴앙어를 구사하면서도 인근의 다른 종족들과의 대화를 위해서 티벳어와 중국어를 따로 배워야 한다. 또 문화적으로도 티벳의 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종교적으로도 티벳불교와 티벳인들의 전통적인 민속신앙을 따른다. 바로 이 점 때문에 퀴앙인들은 언어적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티벳인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이들은 티벳인도 아니고 정통 퀴앙인도 아니다. 퀴앙어를 구사하는 티벳인이라고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혈통적으로도 티벳인과 퀴앙족의 중간지대에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료의 부족으로 인해 이들의 역사와 문화, 언어에 대한 별다른 연구결과가 없는 형편이다. 그래서 편의상 이들을 퀴앙티벳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이들을 좀더 세부적으로 나누면 다양한 하부종족으로 구성되는데 이들 가운데 몇몇 하부 종족을 거명하자면, 하이슈이티벳족, 지아롱족, 에르공족, 자바족, 큐에유족, 퀴퀴옹족, 무야족, 에루슈족, 시추안푸미족, 쉬씽족, 나무이족, 바이마족 등이있다. 다만 바이마족이 구사하는 언어가 퀴앙족의 언어의 방언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일치되지 않고 있다.

이들 하부 그룹들은 각기 다른 문화와 역사를 가지고 있고,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상당한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지닌 공통점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들이 티벳의 다른 종족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이들이 이들만의 독특한 문화적 고립감을 갖게 된 이유는 우선 높은 산맥에 의해 생긴 지리학적인 고립 때문일 것이다. 이들이 거주하는 지역은 천혜의 요소여서 거의 수천 년간 외침으로부터 자유스러울 수 있었다. 요즘은 그래도 제트기가 날아다니고, 고속 열차가 달리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대다수의 퀴앙티벳인들의 마을은 산악 오지에 자리 잡고 있어 외지인들의 접근은 여전히 어렵다.

그들의 언어는 구음 언어이다. 즉 문자가 없는 언어이다. 그러므로 이들의 언어로 제작된 신문이나 학생들을 위한 교과서는 없다. 또 이 언어를 가르치는 학교도 없다. 그러므로 퀴앙족 어린이들이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려면 학교에서 공부하는데 필요한 다른 언어, 즉 티벳어나 중국어를 다로 배워야 한다. 그러므로 이들의 학업은 중국어나 티벳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하는 다른 종족 어린이들에 비해 뒤쳐질 수 밖에 없다. 어른들도 사업 등의 이유로 다른 종족과 소통하려면 티벳어나 시추안어 등을 배워야 한다. 즉 이러한 독특하고 고립된 언어 조건도 이들을 고립시키는데 한몫 했다.

이들은 중국의 영토 전체를 놓고 볼 때, 가장 서쪽에 거주하고 있다. 반면 중국의 정치, 경제, 문화는 동부 해안지대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들이 거주하는 곳은 중국 주류 사회의 전반적인 흐름과 전혀 상관 없이 고립되어 있을 수 밖에 없다. 즉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은 이들과는 아무 상관 없는 이야기였다. 이들의 삶의 수준은 샹하이나 선전 등과 비교해 보면 형편 없이 낮은 수준이다. 또 여행과 통신 등의 어려움으로 인해 동부의 문화와 발전상이 이들에게 전달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