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활절에 광장에 세워진 대형 십자가 철거 논쟁 / 2007-04-10

미국, 부활절에 광장에 세워진 대형 십자가 철거 논쟁

미국 시카고시 도심의 시청앞 광장인 데일리 플라자에 성금요일을 맞아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19피트(약 5.8m) 짜리 대형 십자가로 인한 논쟁이 일고 있다.  6일(현지 시간) CBS 뉴스는 지난 4일 시 당국이 부활절 직전의 금요일인 성금요일부터 부활절 새벽 예배까지 데일리 플라자에 대형 십자가를 설치하는 내용을 허가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의 상징적인 예술품인 피카소의 대형 조형물이 설치돼 있는 데일리 플라자에서는 그동안 수많은 시카고시의 행사와 전시회가 이어졌으나 종교 관련 행사와 관련해서는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십자가 전시 기획자 가운데 한사람인 토머스 브레즈카 변호사는 "데일리 플라자는 공적인 집회 광장이며 사람들이 정치적인 견해를 표현할 수 있다면 종교적인 표현 역시 가능해야 한다" 며 데일리 플라자에 종교적인 표현을 허락하는 것은 합법적인 판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1980년대말 법원은 모든 종류의 종교적 상징은 공공 장소에 전시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유대인 협의회의 에밀리 솔로프 회장은 "십자가 자체는 문제가 없으나 데일리 플라자 같은 관공서 부지에서 종교 예배가 열리는 것은 교회와 주정부를 분리하는 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부활절 예배 기획측은 "우리는 정부 기관이 아닌 시민들이며 언론과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 수정 제 1항에 의해 보호 받는다" 라고 반박했다.

미국 유대인 협의회는 "어쨌든 분명히 선을 넘어선 것" 이라고 탐탁히 여기지 않고 있으나 데일리 플라자에서의 부활절 예배를 막기 위한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시카고시는 지난해 11월 데일리 플라자에서 열린 독일 바자회 당시 비기독교인들을 불쾌하게 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기독교 관련 영화의 협찬을 불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