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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뉴스/모로코

모로코, 불안하게 신앙을 유지하는 소수의 신자들 / 2006-12-18

모로코, 불안하게 신앙을 유지하는 소수의 신자들

알리, 모하메드 등 이름으로 보면 분명히 이슬람식 이름이지만, 매주 일요일이 되면 모로코의 기독교인들은 조심스럽게 교회를 찾는다.  이들이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이슬람 무장세력들에게는 분노의 대상이고, 경찰들에게는 단속과 감시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모로코에서 조심스럽게 복음적인 기독교 모임을 이끌고 있는 아브델할림(가명)은 "우리와 비슷한 독립적인 교회 내지는 모임은 모로코 내에 약 50개 정도 존재한다.  당국은 우리를 대상으로 강력하게 탄압하거나 단속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매주 예배를 하는데 큰 어려움이나 위험은 없다.  그러나 법률적으로 볼 때 우리는 분명히 불법적인 존재이다.  때문에 우리는 상당히 조심해야 하고, 교회는 가능한 한 은밀하게 운영된다.  그는 16년 전에 해외에 거주하던 당시 기독교를 접하고 개종한 의사이다.  그는 교회가 절대로 양적으로 부흥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교회가 20명을 넘기는 규모로 커지면 안전이 위험해진다.  그래서 반드시 둘로 나뉘어 독립시켜 항상 소그룹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슬람교는 모로코의 국교이다.  모로코의 전체인구는 약 3천 만 명 가량인데 전국민은 이슬람 신자이고, 알려진 기독교인은 1천 명, 유대교 신자가 5천 명 가량이다.  개종자들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어쨌든 법적으로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은 불법이다.  모로코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교회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 교회들은 외국인들을 위한 카톨릭, 정교회, 개신교회 정도이다.  모로코의 기독교인들은 이들 교회의 출입이 불가능하다. 

해외생활을 마친 아브델하임이 7년 전에 모로코로 돌아왔을 때, 그는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들이 자신이 모로코를 떠날 때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고 한다.  "1990년 당시 기독교인은 400 명 가량이었다.  그러나 4년 전에는 700 명, 지금은 1천 명 정도이다."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개종자들은 중산층 이상이고, 사기업 등에서 근무하는 사무직 노동자들이나 전문직 종사자들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능공, 주부, 학생, 젊은 노동자 등 그 계층이 확대되고 있다. 

기독교가 북아프리카에 전파된 것은 3세기 경이다.  그러나 7세기 경 이슬람이 들어오면서 사실상 붕괴 내지는 소멸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러나 1990년대 초반 해외 선교사들이 모로코에서 조심스럽게 활동을 시작하면서 모로코의 기독교는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되었다.  주요 도시만 볼 때 마라케시에는 7개 교회가 존재하고, 카사블랑카에 6개, 라바트에 5개, 엘 아요운에도 1개 교회가 존재한다.  엘 아요운은 서부사하라의 수도이다. 

익명을 요구한 30대의 현지인 신자에 의하면 TV와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정부가 기독교 사상이 모로코인들에게 전파되는 것을 과거처럼 철저하게 통제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 기독교의 새로운 부흥을 가져온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그는 "우리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슬람이 우리의 생활양식을 통제하는 하나의 사회 시스템이지 진정한 종교는 아니라고 본다.  반면 기독교는 사회의 시스템과 율법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관용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는 19세때 기독교로 개종한 사업가이고, 지금은 자신을 따라 가족들 모두가 기독교를 믿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법률적으로는 아직도 이슬람 신자로 남아 있다.  그것이 모로코의 법률적 한계이다.  앞서 말한 아브델하임도 "법률적으로나 서류상으로는 나는 아직 이슬람 신자이다.  우리는 기독교식으로 결혼식을 했고, 우리의 자녀들도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러나 당국은 우리가 기독교식 행사를 하는 것을 막지는 않지만, 인정해 주지도 않는다.  때문에 결혼식을 기독교식으로 하더라도, 정식으로 법률적인 결혼절차를 마치려면 이슬람 성직자 앞에서 이슬람식으로 결혼식을 다시 하여야 한다.  만일 이것을 거부하면 법적으로 결혼을 인정받지 못하며 미혼자는 성인 취급을 받지 못한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는 사망시도 마찬가지여서 대다수의 기독교신자들은 이슬람식으로 장례가 치러져 이슬람신자의 묘지에 묻힐 것이다.  모로코의 몇 안되는 정부가 공인하는 교회인 라바트국제교회의 목사인 미국인 잭 왈드(55)는 2000년부터 모로코에서 거주하고 있다.  그는 기술의 발달이 기독교의 부흥에 일조를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제 한 나라나 한 종교집단이 외부의 세계로부터 고립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선 동유럽이 열렸고, 중국이 그랬고, 북한도 늦기는 하지만 서서히 열리고 있다.  이슬람 국가들도 마찬가지이다.  라디오와 TV, 인터넷으로 인해 굳게 닫혔던 문이 저절로 열리고, 사람들은 금요일에 임맘이 설교하는 내용과는 전혀 다른 메시지를 들으며 서로 비교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모로코의 기독교인들의 개종 경로를 보면 아직까지는 신자들과의 개인적인 만남을 통해 복음을 듣고 개종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30%는 인터넷과 TV를 통해 복음을 들은 경우이고, 10%는 선교사에 의해 개종하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모로코에서 위성안테나를 설치한 집에서는 알 하야트와 미러클 등 3개나 되는 위성 선교 채널을 시청할 수 있다.  기독교에 대한 정서적인 거부감은 이들이 조심스럽게 예배를 해야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모로코인들 대부분은 아랍족이 이슬람을 떠난다는 사실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  때문에 기독교 신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왕따를 당하게 된다.  이는 기독교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가운데 하나이다. 

이들을 위축시키는 또 하나의 문제는 법률이다.  비록 당국이 이들에 대해 단속을 하지 않고 묵인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형법 220조는 분명히 이슬람을 버리고 다른 종교를 택한 사람들은 6개월 이상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되어 있다.  한 교회 지도자는 이렇게 말했다.  "나도 수도 없이 경찰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았다."  그는 모로코가 다른 이슬람 국가에 비하면 지하교회나 기독교에 대해 다소 관대한 것은 분명하며, 이 점에 대해서는 모하메드 4세 국왕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엄연히 처벌할 만한 법조항이 존재하는한 경찰과 정부가 맘만 먹으면 언제라도 감옥에 끌려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모하메드 4세 국왕은 국민들을 빈곤에서 벗어나도록 애쓰고, 여성 인권을 신장시키고, 이슬람 극단주의를 억제하고 있는 점 등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그러나 법이 살아 있는한 언제 마음을 바꿔 단속의 칼날을 휘두르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슬람 정당인 이슬람정의개발당의 부의장인 라첸 다오우이는 "개종자를 대중들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공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현재 모로코 정부는 개종자들의 개인적인 차원의 변절에 대해서는 눈감아 주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사회적인 레벨로까지 문제화되면 상황을 달라질 것이다."라며 현재의 상황에 대해 불만을 은연 중에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