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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뉴스/필리핀

필리핀 이슬람 반군활동 격화, 내부투쟁이 원인(2) / 2007-08-23

필리핀 이슬람 반군활동 격화, 내부투쟁이 원인(2)

필리핀 경찰의 정보국 책임자인 로메오 리카르도는 잔잘라니와 아부사야프의 또 다른 실력자로 역시 최근에 살해 당한 아부 술라이만은 대외 창구 역할도 겸하면서 다른 이슬람 운동단체들이나 해외의 자금지원줄과 접촉해 온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이들의 투쟁강도가 크게 약화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주요 인물들의 사망이 큰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얼마 전에 벌어진 강력한 폭력사태와 전투는 더 이상 위축되지 않고 다시 한번 과거의 강력한 투쟁을 재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지도력과 입지를 공고하게 하겠다는 새 지도자 이가산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다들은 보고 있다.

아부 사야프는 필리핀 내의 다른 이슬람 무장투쟁단체들과는 달리 알카에다나 인도네시아의 제마 이슬라미야 등 다른 나라의 이슬람 무장테러 단체들과도 긴밀한 연계를 맺으면서 여러 건의 납치 사건까지 벌이고 있다.  때문에 정부는 아부 사야프를 정치투쟁 단체 이전에 범죄단체라고 간주하고 아부 사야프와는 일체의 협상과 접촉을 거부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가 모로인민해방전선이나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을 대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필리핀 정부와 이슬람 반군 간의 갈등이나 내전에는 미국이 크게 개입하고 있다.  우선 미군 특수군 요원들이 필리핀에 들어와 필리핀의 대테러 특수부대를 훈련시키고 있고, 대테러 작전에 대한 고문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사실 최근까지도 필리핀군은 아부사야프를 비롯한 이슬람 무장단체와의 전투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한때 1-2천 명을 헤아리던 아부사야프의 규모는 3-400 명 규모로 크게 줄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해서 정부군 입장에서 큰 성과를 올린 것도 없다.  이 때문에 미군의 지원을 요청했고, 미국 측은 필리핀의 요청을 구실로 필리핀 내전에 개입한 것이다.

2004년에는 아부사야프에 의해 미국인 관광객들이 납치된 적이 있다.  이 때 미국에 의해서 훈련된 필리핀 특수군이 아부사야프 캠프를 타격하여 이들을 구출하는 작전을 수행했으나 작전 수행 자체가 매우 어설퍼 결국 피랍된 미국인들이 모두 사망하기도 했다.  게다가 미군이 필리핀군을 훈련시키고, 필리핀 정부가 아부사야프에 대해 강경하게 나가는 것은 모로인민해방정선과 모로이슬람해방전선까지 자극하여 필리핀 정부와 두 단체 간의 관계도 악화되어 가고 있다.

결국 미국의 개입은 군사적 비군사적 영역에 대해 가리지 않고 이루어지고 있으나 그 간섭과 자문이 별로 효과적이거나 적절하지 못하여 오히려 역효과만 발생하고 있고, 필리핀 정부군의 독자성과 독립성, 그리고 이슬람 무장세력을 대하는 재량권까지 크게 제약하면서 전반적인 갈등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리핀 정부가 미국의 간섭을 거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글로리아 아로요 현 대통령이 지난 2001년 조셉 에스트라다 당시 대통령을 권좌에서 축출하고 집권한 것은 에스트라다의 실정과 이에 대한 국민의 반감도 있었지만 미국의 지원이 있었음을 무시할 수 없다.  결국 아로요 대통령은 필리핀 군부와 워싱턴 간의 관계를 좀더 떼어 놓고 싶지만 자신에 대한 미국의 지지가 철회될 경우 정권 지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섣부르게 미국과 거리를 둘 수 없는 형편이다.

이처럼 아로요 대통령은 미국과 반군, 정부군 등의 틈바구니에서도 정국의 주도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의회를 단원제로 바꾸고 한편으로는 반군에 대한 강력한 응징을 천명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모로이슬람해방군과 평화회담을 진행하는 등 보기에도 아슬아슬하다.  그런가하면 아로요에게는 군부도 방심할 수 없는 경계 대상이다. 2006년에도 국가정보국은 몇몇 우익 성향의 장교들의 쿠데타 음모를 적발해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