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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뉴스/필리핀

필리핀 이슬람 반군활동 격화, 내부투쟁이 원인(1) / 2007-08-22

필리핀 이슬람 반군활동 격화, 내부투쟁이 원인(1)

전통적으로 이슬람 반군의 활동 지역으로 분류되는 필리핀의 남부 지역, 특히 줄루섬 지역에서 군사적 충돌이 심각해지고 있고, 활동하던 반군들과 정부군, 그리고 반군집단끼리의 관계가 깨지면서 종교간 대립과 전운이 심하게 감돌고 있다.  최근 들어 정부 측이 반군에 대해 강경일변도의 자세를 보이고 있고 이로 인해 한동안 진행되던 평화협상도 교착상태에 빠진 것이 이와 같은 긴장과 갈등의 상승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정부군은 지난 주 내내 줄루섬의 반군에 대한 대공세를 벌여 정부군도 20명이나 사망했고, 전체적으로는 5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죽어나는 것은 민간인들이다.  약 6천 명 가량의 정부군이 줄루섬에 진주하여 이슬람 반군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아부사야프와 대치하는 전선구도가 형성되고 산악작전까지 전개하면서 민간인들은 대거 살던 지역에서 탈출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아부사야프 등 이슬람 반군들의 투쟁목표는 이슬람권 지역끼리 마닐라 정부에서 벗어난 독립된 국가나 자치권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들의 투쟁은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끝없이 계속되고 있다.  초기의 반군활동은 모로인민해방전선이 주도했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모로인민해방전선의 규모나 활동은 크게 약화되었다. 

지난 주의 전투는 반군세력이 정부군을 먼저 공격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 반군이 정확하게 어떤 집단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는 모로인민해방전선의 내부의 주도권 다툼 때문이다.  최근 모로인민해방전선 지도부는 현재 수감 중인 창시자이자 최고지도자인 누르 미수아리에게 반기를 들고 있는 상태이다.  이번에 반군이 정부군을 공격한 것은 최근의 정부군의 작전으로 인해 모로인민해방전선 측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에 대한 보복의 성격이 있다.  그러나 모로인민해방전선 측은 이번 작전의 책임을 수감 중인 미수아리에게 떠넘기고 있는데 이번 반군들의 활동에 배신을 당한 채 옥중에 있는 미수아리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이번 반군이 미수아리 계열인지 반미수아리 계열인지 확인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수아리는 한때 이슬람민다나오자치지구의 주지사를 지낸 인물이다.  자치지구란 1996년에 타결된 반군과 정부 간의 평화협정의 결과로 한때 남부 이슬람 지구에 자치주가 세워진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 평화협정은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깨졌고, 2001년에는 미수아리도 체포되어 현재까지 수감되어 있는 상황이다.  당시 이슬람민다나오자치지구는 두 개의 큰 섬으로 이루어진 두 개의 주와 술루섬 남서부 지역까지 관할하였으며 실제로 마닐라 정부로부터 상당한 독립성을 보장 받았었다.

그러나 어렵게 마련된 평화 분위기는 쉽게 깨졌고, 미수아리가 체포되었으며, 미수아리를 지지하던 세력도 2005년부터 정부군의 대대적인 공세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공세가 촉발된 것은 모로인민해방전선 자체와 정부군과의 문제였다기 보다는 모로인민해방전선으로부터 분리되어 나온 뒤 모로인민해방전선과 긴밀한 연대를 유지하며 활동하던 강경극단적인 투쟁단체인 아부사야프와의 문제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이에 모로인민해방전선은 화전 양면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모로인민해방전선의 줄루섬 사령관은 정부에 대해 대대적인 보복과 반격을 공언하고 있는 반면 미수아리는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7명 규모의 사절단을 파견하여 정부군과 반군 사이의 평화회담을 사우디 아라비아의 제다 등 중립지대에서 열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어쨌든 최근의 긴장고조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반군단체인 아부사야프는 미국과 마닐라 정부에 대한 선명한 투쟁노선을 천명하기 위해 강경 무장투쟁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듯하다.  이미 아부사야프는 과거에도 납치와 암살, 폭탄테러 등을 저질러 악명을 떨쳐 왔다.  대표적으로 100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004년 마닐라 만에서의 페리 폭발사건도 그들의 소행이다.  이처럼 최근의 이슬람 반군의 활동은 모로인민해방전선과 여기서 떨어져 나온 아부사야프 간의 선명성 경쟁으로 더 심해지고 있고 긴장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슬람 반군 세력이 이들 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신정이슬람주의를 내세우는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이 있다.  이 단체는 1977년에 모로인민해방전선 내부의 강경파가 떨어져 나와 결성한 단체이며, 약 1만 2천 명 규모의 병력을 거느리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정부와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은 평화회담을 계속해 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계속된 전투가 가열되고 지난 7월에는 정부군 십 여 명이 모로이슬람해방전선 측에 포로로 잡힌 후 참수 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평화협상 분위기는 상당히 깨진 상태이다.

아부사야프나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은 모두 모로인민해방전선에서 분리된 것은 맞다.  그러나 이 세 단체의 투쟁은 강도와 노선 면에서 확연하게 차이가 있다.  우선 모체가 된 모로인민해방전선은 상대적으로 타협적이다.  실제로 앞서 말했듯이 한때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자치주를 운영해 본 경험도 있다.  반면 아부사야프나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은 모두 분리 독립을 주장한다.  다만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은 아예 샤리아법이 적용되는 이슬람신정율법국가를 만들겠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최근 아부사야프는 지도부 교체의 과도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부사야프의 지도자로 알려진 카다피 잔자라니가 지난 해 9월 정부군에 의해 살해되고, 지금은 야세르 이가산이 지도하는 체제로 개편되었으나 이가산 체제가 완전히 착근되고 안정화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