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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뉴스/몰디브

몰디브, 힘겹게 부는 개혁의 바람(2) / 2007-09-10

몰디브, 힘겹게 부는 개혁의 바람(2)

지금 몰디브는 큰 변화를 겪고 있다.  개헌을 준비하는 것이다.  지난 8월 18일, 몰디브 국민들은 국가의 정치 시스템을 미국식 대통령제로 할 것이냐 영국식 내각제로 할 것이냐를 결정하는 투표를 했다.  이 투표 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헌법이 11월에 만들어질 것이고, 총선거는 내년에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겉으로는 상당한 정치개혁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국민투표기간 내내 가이욤 대통령은 언론을 장악하고 대통령제를 지지하는 투표를 유도했다.  결국 겉으로는 민주화를 추진하지만 실제로는 대통령의 권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반면 야당은 가이욤 대통령의 권력 남용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내각제에 투표하도록 치열한 캠페인을 벌였다.

그런데 투표가 시작되기 전부터 몰디브의 가이욤 대통령의 독재정치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불만이 쌓여 있는 상태였다.  그들은 반드시 야당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언론계는 물론 정부 내에도 있었다.  정부 안에도 불만분자가 있을 정도니 전국적으로 볼 때 대통령이 약속한 개혁이 하염 없이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은 상당히 높았다.  우여곡절 끝에 몰디브인들은 8월 18일에 내각제와 대통령제를 놓고 투표를 실시했다.  야당 측은 내각제의 선택을 확신했지만 투표는 가이욤 대통령의 압승으로 끝나고 말았다.  그리고 야당은 선거에 심각한 부정이 개입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가이욤 대통령이 투표를 승리로 이끌만한 인기가 없으며 투표는 부정한 방법으로 결과가 조작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여하튼 몰디브 정세에 관심이 있는 외국의 언론들은 부정선거를 의심하는 내용의 보도를 계속했다.  그러나 몰디브의 수도 말레의 한 신문은 외국의 언론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의 형식의 기사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당신들이 이처럼 거짓말을 마구 해대고 그러한 거짓말을 가감 없이 신문 등의 매체에 게재하는 것에 아연할 뿐이다.  우리의 위대하고 성스러운 지도자는 지난 30년 동안 몰디브의 국민들을 위해 많은 헌신을 하셨다.  그 분이 얼마나 위대한 지도자이며 우리가 그 분에게 얼마나 깊은 감사를 하고 있는지는 보통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그 분 덕택에 아시아에서 가장 부자 나라의 국민이 되었고, 그 분 덕분이 우리는 모든 국민들이 이슬람 신자가 되었으며, 온 국민은 그 분으로 인해 행복해 하고 있다.  우리의 위대한 지도자 가이욤 대통령은 성스러운 선지자의 직계 후예이며, 우리는 그분의 말씀을 듣고 복종해야할 의무가 있다.  몰디브에도 극소수의 기독교인들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성스러운 지도자 가이욤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들 말고는 없다.”

이러한 기사에서 보듯이 세계의 주요 독재자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정당화하고 강화하기 위해 어용화된 종교를 도구로 사용하는 경향이 많다.  이는 가이욤도 마찬가지이다.  몰디브에서 기독교인이란 음란함과 매국노, 반민족분자를 상징하는 말이다.  이 나라에서는 악한 마음을 가리키는 말로 “기독교인들의 마음”이라는 관용구를 사용한다.  가이욤은 이미 수십 년 동안 자신을 몰디브를 향한 이슬람의 선지자이며 수호자임을 자처하고 그렇게 선전해 왔다.  그리고 이슬람 성직자들과 설교가들을 정부 권력으로 비호하며 통제하고 있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 바로 이슬람최고사무위원회라는 정부 내 기관이다.  정부가 최근 몇 년동안 개혁을 이야기하며 시간을 끌고 있는 동안 이슬람최고사무위원회는 전국적인 이슬람화 작업을  강하게 밀어부쳤다.

몰디브의 사정에 정통한 언론인인 메라 셀바는 “인도양의 먹구름; 몰디브의 베일 뒤에서”라는 글에서 몰디브의 문화가 급격하게 아랍화 되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여성의 복장이다.  원래 몰디브 여성들은 색깔이 화려한 옷을 즐겨 입었다.  그러나 눈 이외에는 신체의 모든 부분을 가리는 검은 부르카를 입은 여성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길에 나와서 친구들과 노는 어린 소녀들의 모습을 볼 수가 업게 되었다.  그리고 남자들은 턱수염을 기르기 시작했고, 남성우월주의 사조가 급격하게 도입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외국,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들어온 자금들을 기반으로 화려한 모스크와 이슬람 교리학교인 마드라사가 전국 곳곳에 세워졌다.  그리고 모스크의 설교자들과 임맘들은 이슬람 급진주의를 옹호하는 설교를 하기 시작 했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보통 사람들은 신문이나 방송 등 대중매체를 접근하기 조차 어렵게 되었다.  또 정부는 야당을 탄압하기 시작했고, 종교 지도자들이 야당탄압에 동원되었다.  “원리주의적 성향의 설교자는 마을들을 돌며 단순하고 선동적인 언어를 동원하여 급진이슬람주의를 선포하고, 가이욤 대통령이야말로 이러한 이슬람주의의 수호자이며 예언자라고 선전했다.  그리고 암암리에 가이욤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자들은 반이슬람주의자들과 동일시하는 선전을 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정국이 불안정해 질수록 정부는 이슬람 근본주의화를 밀어붙여 정치적 불안을 만회하고자 했다.  또 경제불안과 사회 불안으로 인해 야기되는 국민들의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기독교인들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즉 몰디브의 모든 불안정의 원인이 기독교에 있는 것처럼 선전한 것이다.  실제로 기독교에 대한 악선전은 광적인 단속으로 이어졌다.  이 나라의 어업을 관장하는 어업부 장관은 쿨후두푸시섬의 주민들에게 7만 5천 달러를 들여 새로 세워진 실내상가를 즉시 철거하라고 명령했다.  이 상가는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자선단체인 몰디브 에이드의 자금 지원으로 세워진 상가인데 이 단체가 기독교계에서 운영하는 단체이고, 이 상가는 기독교의 자금으로 지어진 것이라는 것이 철거의 이유였다.  또 이 나라에 들어와 각급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스리랑카인들과 인도인들을 뒷조사해서 이들이 기독교 신자라는 것이 밝혀지면 자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한다는 이유로 추방하는 일이 잊을만 하면 일어나고 있다.